입맞춤의 무게

빛결로 빚은 문장 3부 | EP.07

by 마리엘 로즈



차가운 벽에
등을 붙였어요

서늘한 기운이
척추를 타고 내려가고
그 차가움이
마음속 빈자리와 닮아 있었죠



고개를 숙인 채,


말로 다 못한 서운함이
가슴 속에 돌처럼
뭉쳐 있었어요



그때-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바닥을 타고 다가왔어요



숨을 고르기도 전에
그의 그림자가
내 앞을 가렸어요



고개를 들기 전
손끝이 내 뒷목을
단단히 감싸 왔어요


손바닥의 온기가
서늘함을 밀어냈고-


심장이
한 박자 크게 울렸어요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안에 고인 후회와 떨림이
내 시선을 붙잡았어요



“.....미안해.”



낮게,


숨결에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 닿자마자


가슴 깊은 곳이
저려왔죠



그는
기다리지 않았어요



입술이 포개지는 순간
숨이 막힐 만큼 가까워졌고


벽에 기대 있던 몸이
본능처럼
그의 품으로 기울었어요



한 손은 뒷목을
다른 손은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벽과 그의 몸 사이에
나는 완전히 갇혔죠



거친 숨이 스치고
뜨거운 열이
어깨와 허리를 타고 번졌어요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그의 손이 턱을 고정시키며
속삭였어요



“제발...떠나지 마.”



그 순간-


내 숨소리와 그의 심장 박동이
하나로 겹쳐졌어요


벽의 단단함과
그의 품이
같은 힘으로 나를 붙잡고 있었죠


그건....

단순한 입맞춤이 아니었어요



후회와 그리움
그리고 절대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한 번에 쏟아졌어요


나는 물러서지 못했어요
그도 놓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무섭지 않았어요



그 순간이
오래 기다린 대답처럼
내 안으로
스며들었으니까요





다음 편에 계속 (클릭)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2화그 밤, 멈춰 있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