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결로 빚은 문장 3부 | EP.09
천이
어깨를 타고
조용히 흘렀다.
빛이 그 길을 따라 내려와
네 숨결까지 물들였다.
방 안의 공기는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고,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너만이
선명했다.
손끝이 허공에 머물렀다.
닿기 전부터
피부의 온기가
내 쪽으로 번져왔다.
먼저 스친 건
손이 아니라
숨이었다.
가느다란 온도가
공기를 흔들고,
그 떨림이
손끝에 번졌다.
그리고-
손바닥이 너를 감싸는 순간,
부드러움보다 먼저
깊은 온기가
내 안으로 흘러들었다.
그 온기는
팔을 타고
심장을 지나
시선 속에 번졌다.
나는 알았다.
이건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네 안으로 들어가는
첫 걸음이라는 걸.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호흡이
공중에서 부딪히고
천천히 섞였다.
한 뼘,
남은 거리.
그 사이를
빛과 심장 소리가
채웠다.
시선이
네 입술에 잠겼고,
너의 숨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
세상은
한순간
멈춘 듯 조용해졌다.
입술이 닿았을 때,
그 순간은
말이 되지 않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
그 떨림이
내 안 깊숙이 번져,
시간마저
잠들게 했다
그 밤은,
한 번의 숨과 한 번의 입맞춤으로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