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양육 시리즈》 EP.01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시작
사교육 없이도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사교육이 없더라도 아이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잘.
물론 아이의 성향과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주는 일은 분명
부모가 할 수 있는 몫이다
혹시 아이에게 실력과 인성, 그 둘 다를 바라고 있는가?
그렇다면 부모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아이만큼, 아니 어쩌면 아이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교과서가 아니다
아이에 대한 공부다
ㅡ
첫째 아이는 느린 아이였다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엔 답답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됐다
아이는 느린 대신, 꼼꼼했다
자신의 페이스를 끝까지 지켜내는 힘이 있었다
나는 늘
‘공부는 빠르게, 몰아붙이며 많이 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 믿음을 조용히 깨준 사람이 바로 첫째 아이였다
공부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호흡의 마라톤이라는 걸,
나는 그 아이를 통해 처음 배웠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이를 이끌기 위해서는
속도보다 그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
그것을 알기 위해,
나는 아이를 더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단순히 스토킹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말 아이를 사랑한다면, 연애할 때처럼 순수하게 궁금해져야 한다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을 덕질하듯,
아이를 성적을 내야 할 존재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궁금해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돈을 벌어주고, 밥을 먹이고,
학원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사랑이 완성되지 않는다
그건 때때로 오래된 연인처럼
의무감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내가 너를 위해 이만큼 했어”라는 말은,
어쩌면 감정이 빠진 시스템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ㅡ
아이는 매일 자란다
그만큼 부모도 매일 새롭게 아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공부의 당위성을 외치기 전에,
“공부해”라는 말을 내뱉기 전에,
잠시 멈춰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땐 열심히 육아서를 읽고
육아 프로그램을 챙겨보며 공부한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후부터는
그 공부가 ‘학습’이라는 한 줄로 좁혀진다
아이의 성적, 숙제, 수행평가만을 살핀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어느새 ‘아이’가 아닌
‘아이의 결과’만을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지금의 나는,
진심으로 '아이'를 위해 얼마나 공부해왔는지
다시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ㅡ
나는 아이를 키우며 수많은 육아서를 읽었고,
육아 프로그램을 보며 끊임없이 메모했다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 사주, 사상체질까지 공부했다
아직 자신도 잘 모르는
그 아이의 특성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는 여려 보이지만 단단했고,
둘째 아이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유독 여렸다
엄마인 나조차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정반대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대했다
그래서 상처를 주기도 했다
아니, 많이 줬다
어쩌면 그 후회가,
내가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진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결국 아이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성인이 되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나는 이제 ‘지식’보다 더 깊게
‘사람의 마음’과 ‘공감’에 대해 다시 배우고 있다
아이들과 온전히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의 내면을 먼저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 이유는
아이도 나도 서로에 대해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란
겉으로 드러나는 취향이나 행동이 아니라,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어떤 상황에서 힘들어하는지,
진심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단서들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 만난 이 아이를
부모인 내가 먼저 깊이 들여다보고,
공부하고, 이해해야
비로소 제대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다
ㅡ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에는
나도 함께 공부하거나 조용히 책을 읽었다
"공부가 힘든 건 당연한 일이야."
그 말을 떳떳하게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그 시간을 지나고 있어’
라는 무언의 격려가 전해지길 바랬다
어느 날,
아이가 “공부하기 너무 싫어!”라고 투덜댔을 때,
나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 엄마도 너무 힘들다. 우리 그냥 그만할까?"
하고는 이어서
“우리 맛있는거 시켜 먹자!”
라며 일부러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사실, 아이가 배가 고프면
자기도 모르게 힘들어한다는 걸,
평소 관찰을 통해 알고 있었던 나는,
그 순간 말보다 먼저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 한마디에
아이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그 한마디가
진짜 위로가 되었다
함께 시간을 겪어낸 사이였기에,
아이는 내 말이 가벼운 말이 아니라는 걸,
진심이라는 걸 알아주었다
ㅡ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나도 귀찮고, 힘들고,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래도 내가 붙잡고 있던 철칙은 이것이었다
공부는, 스스로 하고 싶을 때 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그래서 나는 잔소리 대신
환경을 만들고, 시간을 지키고,
함께 앉아주는 일을 했다
그게 내가 만든,
'나만의 공부법'이다
하지만
아이를 위한다고 믿었던 그 모든 공부가
결국은 나를 위한 공부였다는 걸,
누가 알았을까.
진짜 비밀은 지금부터 입니다
이 글의 살아있는 진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15b2cc4a3f7344c/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