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닿는 풍경 | EP.07
창밖엔 바람보다 느린 빛이 앉아 있다.
나는 그저 바라본다.
아무 말도 없고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은 어느새
조용히 젖어든다.
무너질 듯하지 않게
그러나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꽃다발을 꼭 쥔 손끝.
살며시 안고 있는 감정이
가장 단단하다.
햇살은 오래된 나무 창틀 위로 흘러내리고,
투명한 드레스 자락까지 따라와
바람에 흔들린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 마음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창가에 앉는다는 건,
그리움과 다정함 사이
한 걸음쯤에 머무는 일.
오늘 당신 마음에도
이 햇살처럼,
잠시 머물렀다가도 오래 기억되는
따스한 순간이 깃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