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는 작은 기록 | EP.09
나에게 댓글은 단순한 소통이 아니다.
감상문도 아니다.
그건 나만의 작은 버킷리스트였다
누군가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은,
내 안의 가장 순한 바람.
처음엔 궁금했다.
진정한 공감이란 무엇일까.
글로 공감한다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조심스럽게 찾아내는 일이라 여겼다.
그래서 가끔은,
한 줄을 쓰기 위해
네댓 편의 글을 끝까지 읽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깊이 닿기 위해.
그렇게 어렵게 쓴 댓글도
답글 하나를 마주하는 순간,
눈 녹듯 모든 수고가 사라졌다.
ㅡ
처음엔 딱 천 번만 칭찬하자고 했는데
그게 이천, 삼천, 오천이 되었다.
숫자를 세는 일은 오래전에 멈췄다.
댓글은 이제 내 마음이 남긴 발자국이자,
누군가의 하루에 전해진 작은 온기의 흔적이 되었다.
가끔은 다정이 오해를 만들 때도 있다.
그래도 나는 안다.
그 오해의 테두리까지 진심이 번져 있음을.
ㅡ
브런치에서는 조금 달랐다.
댓글에는 생각보다 큰 호흡이 든다.
한 사람의 글을 온전히 안고,
그 마음에 들어가 공명을 일으키려면,
내가 가진 집중은 언제나 넉넉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글을 선택했다.
내가 가진 것을 끝까지 담아낼 수 있는 그릇,
그건 댓글이 아니라 글이었으니까.
댓글은 마음속에서만 조용히 자라났고,
나는 글에 더 오래 머물렀다.
ㅡ
이번 연휴에는,
글보다 칭찬에 조금 더 힘을 보태고 싶다.
댓글이라는 또 하나의 글로,
누군가의 창가에
작은 불빛 하나를 켜고 싶다.
그 불빛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나도 조금 더 분명해질 테니까.
이것 역시,
나를 이해하는 기록의 한 줄이니까.
댓글에 관한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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