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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끝에서 피어나는 온기

단단한 마음의 품격 | EP.10

by 마리엘 로즈


진정한 무심이란



마음을 버린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을 다 써본 사람이
도착하게 되는 고요다.


한때는 모든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이제는 그 파도가 닿아도
금세 다시 잔잔해지는 바다처럼-

그곳엔 이해가 있고
오래된 온기가 있다.



무심은 감정의 부재가 아니다



무심한 사람은
차가운 사람이 아니다.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다.


다만 그 감정이
자신을 휘두르지 않게,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본다.



그 침묵 속에는
버림이 아니라
깊이 이해한 끝의 평온이 있다.


이해는 결국,
단단함보다 더 단단한 부드러움이다.




흔들림을 허락하는 단단함



진짜 무심은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다.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
그게 단단함의 품격이다.


마음은 바람처럼 움직이지만
그 바람에 휩쓸려 흩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조용히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일.

그건 훈련된 냉정이 아니라
수없이 아파본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평온이다.



온기를 품은 평온



많은 이들이
무심을 ‘냉정함’이라 말하지만,


진짜 무심은
오히려 따뜻하다.


세상을 미워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

그 안엔 포용이 있고,
그 포용 안에는
오래된 온기가 깃들어 있다.


무심은 세상과 거리를 두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더 다정하게 바라보기 위한 태도다.


차갑지 않게,
그러나 휘둘리지 않게-

그 중간의 결이
바로 마음의 품격이다.



무심은 냉정이 아니라
감정을 다 지나온 사람의 따뜻한 평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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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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