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마음의 품격 | EP.09
품격 있는 절망
절망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건,
감정을 억누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끝까지 존중하는 방식이다.
무너짐의 형태
세상은 종종 무너질 때조차
사람에게 모양을 요구한다.
무너짐마저도 보기 좋게,
슬픔조차도 예의 있게.
그러나 품격 있는 절망은
그런 꾸밈이 아니다.
그건 감정의 질서를 잃지 않는 용기다.
울부짖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그 울음을 스스로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
차가운 바닥 위에서도
자신을 흩트리지 않으려는,
마지막 인간의 품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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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절망의 세계
조용한 절망은 그렇게 완성된다.
그 사람은 침묵 속에서 감정을 접고,
문장으로 자신을 다시 세운다.
눈물 대신 글을 남기고,
분노 대신 향기를 남긴다.
그건 회피가 아니라 선택이다.
감정을 흘려보내는 대신,
그 감정을 다루기로 한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차분한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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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품격
품격 있는 절망은 고요하다.
그 안에는 고통도, 비통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자기 사랑이 있다.
“이 절망 속에서도 나는 나를 지킬 거야.”
그 한 문장이 사람을 다시 일으킨다.
절망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걸 다루는 태도는 각자 다르다.
어떤 이는 무너지고,
어떤 이는 그 무너짐 위에
하나의 예술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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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저항
품격 있는 절망은 끝이 아니다.
그건 인간다움의 깊이로 완성되는 상태다.
슬픔이 아니라 하나의 온도,
상처가 아니라 빛의 농도다.
절망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건
자신을 다시 사랑하기로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단정한 저항이다.
절망의 끝에서 다시 자신을 존중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회복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