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의 좋은 점 2
나는 독서모임에서 배우자를 만났다.
그를 처음 만나게 한 책은
'그리스인 조르바'였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늦여름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근처의 야외 카페에서
네 명이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다.
책 자체도 유쾌하고 즐거웠으나,
그날따라 유난히 바람이 좋았고
진행도 수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내가 진행하는 독서모임의 특성상
뒤풀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날은 모임이 끝나고 바로 헤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들어온 지 얼마 뒤에
거의 고정 멤버와도 같던 남성분이
갑작스럽게 탈퇴를 했는데
'그리스인 조르바' 정모를 같이 했던 터라
안부가 궁금했던 그가 나에게 물었다.
" ** 형님은 왜 안 나오세요?"
"아, 그분은 탈퇴하셨어요."
"그렇구나..
근데 윤영 님은 괜찮으세요?"
누군가 모임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님이 탈퇴하셨습니다'라는 소모임 메시지에는
기분이 내려앉곤 했다.
모임을 하면서 가장 힘든 때가 있다면,
마음을 쓰던 누군가가
말없이 탈퇴를 했을 때였다.
'그런 것 하나하나 신경 쓰면
모임을 운영하는 것이 힘들지'라며
내 마음을 나조차 다독이지 않았을 때,
괜찮냐는 그의 물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정모 위치 안내를 해 줄 때
"항상 좋은 장소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했던 것,
다 같이 먹을 간식으로
유명하다는 빵집에서 휘낭시에를 사 오던 것,
회사에서 나온 것이라며 볼펜과 형광펜을
모임 사람들에게 나눔 해 주던 것들이
다 너무나도 따뜻한 행동이었다.
무엇보다 독서모임을 하면
결국 자신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지금껏 독서모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혼자만 올리던 사진첩에 제일 먼저 '좋아요'를 누르고,
나에게 변함없는 따뜻함을 보여준 그 사람 덕분이었다.
"연애는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해요?"
라는 질문에 예전 나를 보는 것처럼
반가움을 느끼며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독서모임을 추천한다고
별마당 도서관
총, 균, 쇠 정모를 했던 공간
나생문 정모 때 그가 사 온 초콜릿
2020년 8월에 만난 우리는
2023년 12월에 작은 북 바에서 결혼을 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