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영 May 03. 2024

독서모임의 좋은 점 1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얻게 되는 문장들

독서모임을 하면 한 달에 최소 2권,

많으면 4~5권의 책을 읽는다.


혼자라면 여러 가지 일들에 밀려 후순위가 되었을 독서가

모임의 강제력에 의해 그나마 앞당겨진 것이다.


어렸을 적에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엄마 친구들께서 집에 오셨을 때

나는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윤영이는 항상 책을 읽고 있네. 기특하다"

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던 것을 기억한다.


크리스마스 부모님께서 무슨 선물을 받고 싶냐는 질문에

"세계 문학 전집이요"라고 말하고서 내심 뿌듯해하던

인정 욕구가 많은 어린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두꺼운 책들에 욕심을 냈고,

점점 이해를 하지도 못하고서는

다 읽었으니 읽은 것으로 착각했다.

이해를 하지 못하니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고

그렇게 앞부분만 깔짝거리다 덮은 책이 여러 권


독서모임의 좋은 점 하나는

데드라인과 필독 조건이 있어서

이 책이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나에게 두꺼운 줄이 남는다.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읽고서는

내 마음이 확실해지기 전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말라는 위안을,


사피 바칼의 '룬샷'을 읽고서는

세 번의 실패를 극복하라는 지침을,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는

옳다고 믿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인테그리티(integrity)의 중요성을 얻었다.


또한 결혼 생활에 있어서는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우리는 모두가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미친 구석이 있다는 것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약간의 돈과 자신만의 공간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런 것들을 공유하면

문장은 더욱 선명하게 남고,

내가 놓칠 수도 있었던 문장도 얻게 된다.


돈으로도 없는 마력 때문에

나는 이것을 5년째 하고 있나 보다.





(다음 편에 계속)



이전 04화 독서모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운영자가 하는 고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