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의 좋은 점 1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얻게 되는 문장들
독서모임을 하면 한 달에 최소 2권,
많으면 4~5권의 책을 읽는다.
혼자라면 여러 가지 일들에 밀려 후순위가 되었을 독서가
모임의 강제력에 의해 그나마 앞당겨진 것이다.
어렸을 적에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엄마 친구들께서 집에 오셨을 때
나는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윤영이는 항상 책을 읽고 있네. 기특하다"
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던 것을 기억한다.
크리스마스 때 부모님께서 무슨 선물을 받고 싶냐는 질문에
"세계 문학 전집이요"라고 말하고서 내심 뿌듯해하던
인정 욕구가 많은 어린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두꺼운 책들에 욕심을 냈고,
점점 이해를 하지도 못하고서는
다 읽었으니 읽은 것으로 착각했다.
이해를 하지 못하니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고
그렇게 앞부분만 깔짝거리다 덮은 책이 여러 권
독서모임의 좋은 점 하나는
데드라인과 필독 조건이 있어서
이 책이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나에게 두꺼운 한 줄이 남는다.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읽고서는
내 마음이 확실해지기 전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말라는 위안을,
사피 바칼의 '룬샷'을 읽고서는
세 번의 실패를 극복하라는 지침을,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는
옳다고 믿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인테그리티(integrity)의 중요성을 얻었다.
또한 결혼 생활에 있어서는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우리는 모두가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미친 구석이 있다는 것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약간의 돈과 자신만의 공간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런 것들을 공유하면
문장은 더욱 선명하게 남고,
내가 놓칠 수도 있었던 문장도 얻게 된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이 마력 때문에
나는 이것을 5년째 하고 있나 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