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모임을 하는 곳이 상업지역인지라
주말에는 많은 곳이 문을 닫기 때문에
스터디룸에서 하고 있는데
스터디룸은 완벽하게 독립된 공간이라
대화에 집중하기도 좋고
비밀 동맹 같은 아늑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만, 주중에는 퇴근 후인 6시나 7시에 모임을 갖기에
또다시 사방이 막혀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맛있는 디저트와 활기찬 분위기의 장소가 좋을 것 같아서
스터디룸이 아닌 카페에서 하고 있다.
카페에서 모임을 할 때 유의할 점은
너무 개방되어 있는 자리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손님들의 목소리에 대화가 방해를 받을 수 있고,
반대로 모임원들의 대화로 다른 분들께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독립된 공간이 있는 카페를 선호하는데,
회의실이나 커뮤니티룸이 있는 곳이 좋다.
커뮤니티룸은 보통 4~5명 이상일 때 예약이 가능하고,
인기가 많은 곳이라면 일주일 혹은 이주일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
커뮤니티룸
미리 예약을 해 두면 당일에
좋은 자리를 맡아야 하는 부담이 없다.
공간도 상대적으로 분리된 느낌이 들어서
대화에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좋은 장소를 물색해서
모임에 오시는 분들께 소개하는 것도
모임을 운영하는 기쁨 중에 하나인데
내가 자영업자라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곳을 보면
괜스레 막 여기저기 소개하고픈 마음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 매번 거리를 걸을 때 눈을 크게 뜨고
책과 어울리는 장소를 찾는다.
누누 커피 코엑스 몰 지하의 누누 커피는
시그니처 커피가 맛있고,
구석에 스터디룸이 따로 구비되어 있다.
(4인 이상 이용 가능)
토이셔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카페
커피값이 약간 비싸지만
바람이 좋은 날 야외에서 모임 하기 좋은 곳
4명이 모일 때 가장 적합하다.
투썸 플레이스 포스코 사거리점
커뮤니티룸이 있는 투썸 플레이스
예전에는 수기로 예약을 해서
중복 예약으로 취소가 된 적도 있었지만
이제 네이버 예약이 가능하여
비교적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찰리스 카페
찰리스 카페
마세리아
개인적으로 체인점보다는
동네 커피숍을 선호해서
발품 팔아 알아낸 곳들이 더 애정이 간다.
커피가 맛있고 통창이 있는 곳이면 더 좋다.
유로스커피 로스터스 대치본점
내일 가게 될 곳은
삼성역 근처의 유로스 커피라는 곳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어울리는 장소를
찾다가 발견한 곳으로 커피 맛에 대한 후기도 좋고,
반은 오픈되어 있어서 바람이 좋은 봄의 저녁에
좋은 느낌을 선사해 줄 것만 같다.
독서 모임은 책을 매개로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기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이끌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그 못지않게 좋은 공간을 선택하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러 귀한 시간을 내서
참석한 분들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고,
그럼으로써 모임장 역시 계속할 힘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적 헛소리
라시따 북갤러리
아침달 북스토어
덧) 남들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내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책의 내용과 장소가 잘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세계사'를 할 때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골랐고,
'자기만의 방'은 영국 느낌이 나는 장소를 선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이라는 책을 한 곳
지하의 뮤직 아날로그 바에서
맥주를 한 잔 기울이면 나눈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굳이 커피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가끔 맥주나 와인을 기울이며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들었다.
다양한 시도는 나를,
그리고 이 독서모임을 살아있게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