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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Jul 15. 2024

월요일을 대하는 자세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 카프카

일종의 번아웃을 겪은 이후, 월요일 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과연 주중의 생활이 그렇게 힘든 걸까, 아니면 머릿속에서 미리 공포심을 만들어낸 것일까. 막상 한 주가 시작되고,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은데, 왜 다시 한 주가 시작되는 것이 싫은 걸까. 막연하게 두려워하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월요일 싫어증에서 벗어나는 나름의 방법을 궁리해 보았다.


1. 힘들었던 정도를 가시화해 보기

업무가 끝날 때쯤 책상 위에 놓인 달력에 힘든 정도를 써 본다. 힘든 날에는 busy, 그렇지 않은 날에는 ok. 적어 보니 busy라고 쓴 날은 (평일 중에) 이틀, ok는 3일이었다. 이 정도면 평일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일이 바쁘지 않은 날에는 매출이 그만큼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시간은 더 느리게 가기 때문에 바쁜 게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2. 주중에도 주말에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기 

(새로운 곳에 가거나 새로운 음식 먹기)

지난 목요일에는 퇴근 후에 남편과 함께 티 오마카세를 방문했다. 티 오마카세 자체도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오랜만에 가로수길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풍경을 보니 마치 다른 나라와 계절에 와 있는 것처럼 일상이 다르게 느껴졌다. 여행은 굳이 멀리 가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가던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일상도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주말이 아닌, 주중에도 할 수 있었다.



3. 최선을 다하되 나의 한계를 알기

하루를 치열하게 보내면 그만큼 에너지가 빨리 소진된다. 그리고 소진되는 도도 빨라진다. 일을 할 때 나는 계획한 양을 끝내고 그보다 20%을 더 했을 때 스스로 만족하고 뿌듯해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지치는 정도가 빨라졌다. 7월 중순을 한 주로 따져 보면 수요일에서 목요일 정도 될 텐데, 지금은 모든 요일에 월요일처럼 열심히 달릴 것이 아니라 내 체력도 생각하고, 완급 조절을 할 수 있어야 할 때다.


4. 운동하기

최근에는 어떤 운동도 하지 않고 주말이 되면 집에서 늘어져 있었다. 일요일 저녁을 과하게 먹은 관계로 타의 100%로 야간 러닝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뛰기 싫어서 빠르게 걷다가 러닝 하는 사람들을 보며 조금씩 따라서 뛰기 시작했다. 뛰다 보니 걸을 때보다 오히려 더 시원하고,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운동을 안 해서 몸이 무거웠는데, 뛰다 보니 뛰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더 맑아지는 눈과, 당당히 펴진 어깨를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뛰어 보려 한다.


5. 멍 때리는 시간

평온과 불안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은 내 불안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자각하는 것이 필요한데, 바쁜 일상에서는 마음을 들여다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불안이 자주, 제 마음대로 발생한다. 힘들고 답답하다면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자. 가끔씩 하늘과 식물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의자에 기대어 5분이라도 잠시 눈을 감고 있는 것, 맛있는 커피를 홀짝이는 것 등, 작은 행동만으로도 마음은 다스려질 수 있다.


탄천 야간 달리기


6. 그동안 잘 해온 나를 믿기

나는 그간 수많은 월요일을 겪어 왔고, 주어진 많은 임무를 잘 수행했다. 그리고 오늘도 그럴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내 걱정만큼 무겁지 않았다. 조금은 유연하고 담대한 태도를 가져 보자. 월요일, 한 번 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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