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초코

by 김삼일

겨울이 왔다.

핫초코의 계절이 왔다.


친구와 놀고 싶은 둘째 아이와

누구 같이 놀 사람 없나 하는 맘으로 밖에 나왔지만

날이 추워 아무도 없는 공원을 돌다

동네 가게에서 핫초코 가루와 쿠키를 사서 들어왔다.


핫초코 가루와 우유를 섞어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렸다.

핫초코를 처음 먹어본 아이는 빙긋 웃었다.

입에 거뭇하게 초코가루를 묻힌채 빙긋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나도 웃었다.

겨울엔 이렇게 집에서 핫초코나 먹는거야 하며

아이에게 핫초코의 세계를 알려주니 여간 뿌듯하다.


같이 놀기로 했는데

손이 시렵다며 집으로 들어간 친구가 야속해

눈물을 글썽이는 큰 아이에게도 핫초코를 타 주었다.

핫초코를 먹고나니 속상한 마음이 100에서 90이 되었다는 말에

예전에 속상하면 무조건 소리지르고 울기만 하던 꼬맹이가

핫초코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형아가 되었구나 싶어 잠시 마음이 뭉클해졌다.


밤새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를 바라면서

조용한 집에서 혼자 핫초코를 타 먹었다.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푹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날거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핫초코로 불안하고 차가워진 마음을 녹이려 했다.


춥디 추운 겨울에

핫초코가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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