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좀 열어줘요
나도 좀 숨을 쉬고 싶어요
나도 맘 편히 쉬고 싶은데
쉴 새 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어둠이
날 자꾸 붙잡아요
억누르고 쿡쿡 찔러
이리도 갈 수 없고 저리도 갈 수 없는데
움직이지 않으면 가라앉아 버릴까 두려워요
밖을 바라보고 꿈을 품던 때가 있었죠
이 밖은 얼마나 황홀할까
아름다울까
분명 은은하게 빛날 거야 믿었어요
그 휘황찬란한 껍질 속엔 무엇이 있을지 몰랐어요
다채로운 무지개 색이 마구잡이로 섞여버리던
그 순간,
난 보고야 말았죠
캔버스에 가득 채운 멋진 풍경에
오직 검은 점 하나가 매달렸지만
그 끈질김에 모두 녹아내려
결국 색감은 조금씩 옅어져
돌이킬 수 없어지게 되었죠
망가진 그림을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관심 없는 그림이 되어
모두에게서 잊혀가네요
이 시를 처음 쓸때는 오염 된 바다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물고기의 시점을 상상해 써봤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물고기가 아니어도 여러가지가 될 수 있겠더라고요. 물고기가 아니어도 이루지 못한 꿈,
사람들에 비난에 찢어진 마음 같은 것들이 될 수 있죠. 그 밖에도 여러분이 느끼는 것이 될 수 있어요.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