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 윙~
시원한 선풍기 바람을 맞는다
나는 쉬고
선풍기는 일한다
선풍기가 말한다
빨리 여름이 지나야 할 텐데….
요즘도 무덥고 습한 여름이다. 한동안 그렇게 비가 퍼붓더니 이젠 다시 쨍쨍하려나 보다. 참 변덕스러운 여름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에어컨만 고생한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에어컨 리모컨에 손이 간다. 시원한 에어컨 세게 틀어놓고 포근한 침대 속에 누웠을 때의 그 행복, 포기하래도 쉽지 않다. 그 덕분에 전기도 팍팍 나가고, 빙하도 팍팍 녹고 있는 건 안다. 하지만 눈앞에 에어컨이라는 고급 서비스가 있다. 그런데도 저 구석 어딘가에 박혀있는 선풍기라는 미약한 서비스에 발을 들인단 말인가. 물론 환경오염은 정말 큰일인데, 그래도... 그렇지만..!
물론 이것도 그냥 핑계겠지. 아, 조금이라도 환경에 보탬이 돼야 해! 돼야지, 해야지 늘 생각한다. 문제는 생각뿐이라는 점. 하... 여름이 왠지 원망스럽다. 여름만 없었어도 에어컨을 안 트니까, 지구가 덜 녹았을 텐데. 우리의 잘못을 괜히 여름 탓으로 돌려본다.
생각해 보니, 에어컨을 시원하려고 틀면 틀 수록 세상은 더 더워지는 것 아닐까. 지구온난화가 점점 더 오르니까 말이다. 더워서 틀면 빙하가 녹고 또 더워서 틀고 더 녹고. 이게 뭐지, 무의미한 반복 아닌가 싶다.
에휴.. 귀찮더라도 구석의 선풍기를 다시 들고 나오긴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