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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과 배우는 사람

by 매글이


공부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똑똑하게 보이려는 사람과 배우려는 사람이다.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 지,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증명해 보이고자 공부하는 사람은 평가 목표를 지닌 사람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욱 익히고자 하는 사람은 학습 목표를 가진 사람이라 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위 문장들이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배우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는 나는 배움의 욕구가 큰 사람이라 그동안 생각해 왔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무엇을 위해 배우고 공부하는가? 나는 평가 목표를 지닌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배움이 일정 수준이 되었을 때, 꽤 알고 있다는 그 느낌에 도취되어 있을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알면 알 수록, 호기심과 흥미가 줄어드는 경우도 많았고.


평가 목표가 중요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 어떻게 평가받을지 걱정되어 자꾸 도전과 노력을 꺼리지만, 학습 목표가 중요한 사람은 새롭고 어려운 것에 흥미를 가지고 도전과 재도전을 거듭한다고 한다. 전자는 똑똑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후자는 배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 대해 잘 알게 되는 문장이라 찔린다. 평가받을 걱정에 도전을 어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적극적으로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될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지도 않다. 여전히 도전 앞에서는 소심해지고 두렵다. 그렇다면 나의 정체성은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라 그런 것일까.


잘 안 풀릴 경우, 실수할 경우를 자꾸 가정하게 된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조금도 볼 자신이 없어, 핑곗거리를 찾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 내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 도전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하는 것에 더 이상 욕심내지 않고, 도전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 건 아닌 지도 생각해 봐야겠다.


성장 욕구가 강한 나에게 자주 마음의 소리가 들려온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굳이.. 그렇게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속삭임.


궁금하다. 후자의 속삭임이 진정한 만족감에서 나오는 내면의 소리인지, 아니면 합리화의 불구덩이에 빠져들게 하는 악마의 속삭임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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