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8월 25일- 8월 27일
분량 : 25장까지 (문학동네 일러스트 판 196쪽)
소감 : 공포물인가? 선원도 사라지고 선장도 안 나타남.
이슈미얼과 퀴퀘그의 관계성을 바라볼 때면 나는 종교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퀴퀘그가 종교적으로 행동할 때마다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는 기분이 든다. 독실한 믿음일지라도 그 믿음을 공유하지 않는 자의 눈에는 기행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식적인 사람이기에 그것을 기이하다고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 내가 가닿지 못한 어느 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며, 다름을 차별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단속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슈미얼은 훌륭한 교본이다. “하느님의 뜻”대로 “이웃이 내게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나와 함께 장로교회 방식으로 숭배를 드렸으면 하는 것)을 내가 이웃에게 해주”려고 “우상숭배를 자처”하는 건 좀 과격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어쨌거나 그는 퀴퀘그와 다정하게(왜일까) 동침하며 진실한 우정을 쌓는 사람이다. 상대가 “무슨 종교를 믿든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157쪽)”던 자신의 소신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인 것이다. 물론 그도 한번쯤은 터지기도 한다. “분별 있고 명민한 야만인(158쪽)”인 줄 알았던 퀴퀘그가 분별없이 추운 방바닥에 앉아서 단식을 할 때(라마단 기간이었다) 이슈미얼은 그를 침대로 불러들여 그가 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길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퀴퀘그의 반응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는 나처럼 분별 있는 젊은이가 복음주의 이단 신앙에 그토록 대책 없이 빠져 있다는 사실이 대단히 유감이라는 듯 거들먹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걱정과 연민의 눈초리를 보냈다. 159쪽
이슈미얼이 몸 담고 있다던 “선량한 장로파 기독교”도 퀴퀘그의 눈에는 “복음주의 이단 신앙”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놓고 두 사람은 푸짐한 아침 식사를 한 뒤 넙치 가시로 이를 쑤시며 배를 타러 나선다. 종교가 갈라놓을 수 없는 우정이 여기 있다.
이후로도 종교 이야기는 또 등장한다. 어쩌면 그것은 끝이 없는 화제인지도 모르겠다. 퀴퀘그가 선원 등록을 하러 갔을 때 배의 선주 중 하나인 펠레그는 퀴퀘그를 “어둠의 자식”이라고 부르며 개종한 것을 증명해야만 배를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퀴퀘크가 정식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며, 세례를 받았다면 “얼굴에서 악마의 푸른빛이 조금은 씻겨나가 있(160쪽)”었을 것이라고 차별적 언사를 서슴없이 퍼붓기도 한다. 낸터킷에서 배를 타는 이들은 결국 기독교로 개종한다고 하니, 기독교인이 아닌 이들은 모두 퀴퀘그와 같은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종교에 따라 사람을 구분 짓는 일은 옳은가?
이때 이슈미얼은 퀴퀘그가 “제일회중교회” 교인이라며 상황을 빠져나가는데, 종교에 무지한지라 그것이 무엇인지를 잘 몰라도, “우리 모두가 거기에 속해 있(161쪽)”는 말로 미루어보아 결국 뿌리가 같다고 말한 게 아닐까 싶다. 종교는 큰 믿음이고, 믿음이란 믿는다는 행위만이 공통일 뿐 그 대상은 저마다 다른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모두가 하나의 대상을 절대신으로 섬기는 일은 이상하고 신기하다. 신비롭기도 하다. 팬덤을 볼 때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어떻게 모두가 한 아이돌을 좋아할까. 특정 멤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나 많을 수 있을까.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다수의 팬들이 미지의 세력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가질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우주의 수수께끼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믿음이든 사랑이든. 팬심이든 신앙심이든. 특정 대상을 품은 마음은 이상하고 신비로운 힘. 그로 인해 행동하고, 규칙이 생기고, “사람을 죽이거나 모욕하”거나 “이 지구를 숙박하기에 불편한 여인숙으로 만들어버(157쪽)”리는 일이 생기는 것이 나는 종종 낯설다.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일처럼.
퀴퀘그의 우상인 요조가 정해준 뜻대로, 두 사람은 이슈미얼이 고른 ‘피쿼드 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대목에서 눈이 번쩍 뜨였다. 승선을 하던 선원들은 어디로 갔을까? 갑자기 공포물(을 좋아한다)이 되어버리는 장면 속에서 거지 행색의 수상한 남자인 일라이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예언처럼 남기고 사라지기까지 한다(완전 좋아). 출항 직전에. 어깨를 붙들고. 이것은 정신 나간 소리일까, 경고일까? 그리고 이것은 퀴퀘그가 자신이 섬기는 우상에게 들었다던 계시와 얼마나 다를까?
믿는 자에겐 믿는 바가 답이다. 이슈미얼이 바다로 가려는 것도 그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 기피증인 나로서는 어느 사이 “합법적으로” “포경업에 종사하게” 된 이슈미얼의 행보가 여전히 갑작스럽기만 하기에.
하지만 배는 떠났고, “운명처럼 무작정 내던져”진 피쿼드 호 앞에서 내가 할 일은 행운을 비는 것뿐이다. 뭐, 독자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굴러줄수록 좋기야 하다만은.
+)
고래 자체는 단 한 번도 위엄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적이 없다고? (194쪽)
여러분! 저는 드디어 배를 타고 떠났어요. 스타벅스의 그 스타벅을 스치듯 두 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지금부터는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겠죠? 배 타고 출발하기까지가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놀랐지 뭐예요. 포경선을 탄 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를 새삼 느꼈어요. 하기야 바다 위에서 3년을 살아야 하니까요. 어휴. 글로만 써도 저는 현기증이 날 것 같네요. 물이 너무 무섭고 싫습니다.
이번 주 진도 체크 ✅
예인 9장
은윤슬 출석(책 배송 중)
앞으로쏠린짜장면 3장
러키피키 1장
+ 지술랭 합류!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새로 오신 지술랭님 환영해요! 한 주 또 열심히 읽고 만나요. 저도 열심히 읽고 오겠습니다. 고래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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