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air Apr 18. 2023

아껴야 하는 게 따로 있지...

운동

운동을 등록하고 꾸준히 한지 9개월 정도가 되어간다. 겨우 9개월이라는 그 기간 동안 코로나에 걸리고 발목 다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 걸린 후에는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그 상태운동을 하는 것은 기절할 정도로 힘들었고, 발목 부상을 겪었을 때는 발목이 다쳤는지 모르고 수업에 참여했다가 더 안 좋아지는 바람에, 그 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무섭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너무 뻔한 스토리.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조금씩 귀찮아질 때가 많았다. "오늘 가지 말까?"



운동센터가 가깝긴 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꼭 차를 통해 이동해야 하고, 주차장은 좁아서 매번 먼 곳에 주차하고 걸어가야 하고 날씨가 좋아져서 제주에 다녀와야 하는 곳도 많고, 아직 올레길도 오름도 못 갔는데 이런 식으로 하나씩 이유를 대다 보니, 역시 운동을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다. 누가 억지로 등록해 준 것도 아닌데... 매주 2회, 겨우 일주일 두 번의 운동인데도 귀찮다고, 매번 운동을 다니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운동을 등록해 놓은 개월수가 남아서 열심히 다니고 있다. 참고로 오늘도 오전 첫 타임 수업을 듣고 왔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그 길로 운동센터에 가면 딱 시간이 맞는다. 아침 일찍 운동하고 난 후에는 기분이 정말 좋다. 오늘도 내가 해냈어요! #오운완 이런 글블로그에 올리고 는 한다. 역시 인간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살아야지라는 생각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겨우 두 번 운동을 가는 것만으로도 나는 건강한 마음과 몸을 가질 수 있 것만 같다.




연아느님의 완벽한 자태









그런데 엊그제 운동센터 가격인상 공지가 문자로 도착했다. 무려 7년 만의 가격인상이라고 하는데 요즘 워낙 다른 부분에서도 물가 인상이 잦다 보니 놀랍지는 않았다. 당연히 운동센터의 가격인상도 올릴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가격이 올랐으니 이번에 등록한 것만 다니고 조금 쉬었다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가격 인상에 소비자는 멈칫하기 마련이다.



걷기 운동이 아니고서야 운동하는 데는 돈이 든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pt를 받아야 할 수도 있고, 때때로 수영, 발레나 골프등의 제대로 된 연습을 위해서 레슨도 받아야 할 것이고, 필라테스 기구를 쓰려면 또 기관에 가야 한다. 이전에 요가 수업을 유튜브로 따라 해본 적이 있는데 초보라서 이게 맞는 자세인가 모르겠었다. 그 후에 요가 수업을 들었더니 선생님께서 매 시간 자세교정을 해주시니 이것도 레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돈 드는 운동 말고 산 타거나 오름을 가거나 올레길을 걷는 것이 어때?라는 말을 할 테지만 지난 세월 이미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매번 약속된 시간이 없는 한 도저히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나약한 영혼이라 어쩔 수가 없다. 재밌게도 '약속'이 있는 순간 강박적으로 열심히 참여한다. 솔직히 무료면 더 좋고, 저렴하면 더 좋다. 그러나 나도 한때 수업을 하던 선생님으로서 배우는 것에 대해 적정의 수강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격이 오른다니 며칠을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 운동 센터로 가서 수업을 들은 후 마음이 바뀌어 버렸다. 돈을 아낄 때가 따로 있는 것인데 운동에는 절대 그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는 즉시 다음 달 등록을 마쳤다.








얼마 전 아빠는 건강검진을 마치시고 수술을 한 후, 제주를 다녀가셨다. 그 후 아빠가 수술 결과를 듣기 위해 다시 병원에 방문하셨다. 별것 아니라 생각했는데 그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 불행인 것인지 다행인 것인지 모르는 것 당장 치료를 할 수가 없다는 것. 지금 당장은 너무 답답하지만 3개월 정도를 기다려 건강검진을 다시 받아 추후에 치료 여부가 결정될 듯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건강 상태가 나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술 끊기, 육류 줄이기, 식이섬유 먹기, 운동하기 등등이다. 그동안 수없이 들어왔던 너무 뻔한 건강해지는 방법들인데, 이전에는 절대 실천하지 않았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인간은 늘 똑같이 살아간다. 몸에 나쁠 것을 알면서 하고, 먹고, 건강보단 당장 눈앞의 쾌락에 무너지고 만다. 내가 늘 그랬다. 엊그제도 늦은 저녁 맥주와 매운 안주를 먹으며 이게 힐링이라며 기뻐했고, 어제도 치킨과 탄산음료가 맛있다고 먹어댔다. 이것이 매일의 일상은 아니지만 분명 꽤 자주 그렇게 해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언젠간 내 건강에 적신호가 온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만한 행동 열심히, 꾸준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빠의 검사의 결과를 듣고 나니 무서워졌다. 결국 올게 왔구나. 이런 마음이었을까? 어쩌면 우리에게 먼저 닥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내가 어릴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시는 분이 있다. 그분은 바로 우리 엄마이다. 수영을 10년 넘게 하신 것 같고, 평소에 걷기 운동과 등산은 물론 에어로빅, 골프, 벨리댄스, 커브스 운동 등등 운동을 쉬지 않고 하신다. 그리고 최근에는 요가 수업도 매일 밤마다 다니고 계신다.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남다른 체력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열심히 운동을 하고 힘이 없다면 운동을 불신했을 텐데, 그동안 운동을 하고 계신 덕분에 여전히 힘이 넘치신다. 나이가 들어 몸의 곳곳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체력이 좋은 엄마를 볼 때마다 역시 운동은 하는 만큼 정직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원장님께서 다른 회원에게 "운동에는 돈 아끼면 안 돼요, 다른 것은 몰라도 운동은 계속해야 해요"라고 말하시는 것을 들었다. 이전의 나라면 원장님께서 수강생에게 너무 뻔한 소리 하시네 하면서 지나갔겠지만 이제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겠다. 이제 내 몸도 운동이 꼭 필요한 때가 왔다. 영원히 청년으로 살 것만 같은데 이제 더 이상 젊지만은 않다. 꾸준한 운동, 올바른 식습관 그것이 아니면 이제 나를 지키지 못하는 때가 바로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하며  버티기엔 이제 나도 점점 나이가 들고 있다. 앞으로도 절대 운동에는 돈을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진짜 나를 위한 것이니까!




내가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육아도 하고, 글도 쓰고 커피도 마신다. 인생 뭐 없다. 건강이나 챙기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