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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Jan 03. 2024

끊어야 할 소비습관

 

새해가 밝았다. 새해마다 나 역시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작년과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과연 또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해 본다. 



올해의 다이어리를 시작하려고 작년에 쓴 다이어리를 뒤적거리다 나의 소비 기록을 보고 되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와 비교해서는 많이 산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부터 소비가 굉장히 부담스럽다. 솔직히 말하자면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혼자 소비를 줄이기로 해놓고 내 안의 물욕과 열심히 싸우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제주라는 지역 특성상 쇼핑이 쉽지 않고, 필요도 없고, 택배도 잘 시키지 않는 탓에 소비가 많이 줄기는 했다. 그래도 올해는 진짜 소비를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경우에는 절약이 아니라 여전히 잠재하고 있는 소비욕구가 문제인 것 같다. 특히나 조금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핸드폰을 들고 눈으로 훑어만 보던 아이쇼핑이 진짜 문제였다. 그 결과 이미 다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이 갖고 싶고, 유행한다고 하면 눈이 커지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보면 탐이 나는 '나만 없어' '나도 갖고 싶어' 이런 마음이 가장 컸기 때문일 테다.











작년의 소비를 되돌아보았다. 내가 소비한 것을 모두 과감 없이 적어본다. 앞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얼마나 더 줄일 수 있을까?




1월 - 생일선물 (LG바이미, 미니백, 쿠션팩트)
2월 - 코트 (생일선물 용돈 + 추가비용)
3월 - 아이라이너, 아이섀도
4월- 여름옷 - 상의 2, 하의 1
5월- 새 핸드폰(결혼기념일 선물),  반지,             신발, 미술수업 재료
6월 - 선글라스
7월 - 쇼핑 안 함
8월 - 카디건, 요가매트
9월 - 코트
10월 - 쇼핑 안 함
11월 - 청바지(상품권 사용)
12월 - 쇼핑 안 함

       



18개 품목을 쇼핑했다. 그리고 1년에 겨우 3개월만 쇼핑을 자제했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서야 겨우 소비를 멈추었다. 사실 11월의 쇼핑도 참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가진 바지들이 불편해서 수년만에 청바지를 구입하게 되었다. 마침 받은 상품권 선물이 있어서 그걸로 구매했다. 과연 상품권이 없었더라면 사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



1월과 2월은 생일 선물을 통해 소비 욕구를 충족하긴 했다. 스마트 티비, 가방, 쿠션팩트, 코트까지 생일선물을 받았다. 모두가 갖고 싶었던 것을 생일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받은 것이다. 내 돈이 들지 않았을 뿐 소비는 소비이다.



특히 큰 소비였던 스마트 티비는 10년을 티비는 필요 없다고 지내왔는데, 그동안 작은 아이패드나 갤럽시탭 화면으로 영상을 보는 아이와 와이프의 시력과 구부정한 자세가 걱정이었던 남편이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다(그 돈이 그 돈이지). 원래 재작년 생일부터 사준다고 했었는데 고민해보겠다고 한 것이 1년이다. 1년 동안 고민한 끝에 구매했는데 솔직히 정말 좋다. 1년을 사용해 본 결과 굉장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5월에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구매한 핸드폰은 3년 동안 사용하고 새것으로 구매한 것이다. 사진을 하루에도 100장은 찍는 사람이라 사진 화질 때문에 교체했는데 ,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 자급제 핸드폰을 구매했더니 대체 핸드폰이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라는 생각에 끝까지 고민하긴 했다.






그만 사... 더 사지마...




작년 소비의 가장 큰 문제는 9월 코트를 또 산 것과 가장 큰 사치였던 반지이다. 의외로 선글라스 소비는 10년 만에 산 것이고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했을 소비였기 때문에 괜찮다 위안했다.  



특히  한 해에 코트를 두벌 산 것이 진짜 문제였다. 1벌은 2월에 아이의 졸업식과 공연 그리고 입학식을 핑계로 구입했다. 오랜만에 코트를 사긴 했지만 특히 옷 구매는 지양하고 싶었는데 정말 입을 만한 마땅한 옷이 어쩔 수 없이 생일에 받은 용돈이 있어 구매했다. 거기까지는 그나마 이해를 하려고 해 봤다. 문제는 9월에 산 코트이다. 왜 9월부터 코트를 구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컬러,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잠시 홀려버렸다. 쇼핑을 지속해 오던 예전의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전에 무분별한 쇼핑을 하다가 최근에 소비를 그만두면서, 지난해에도 이미 가진 것으로 충분하니 그것을 잘 사용하자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기어이 코트 한 개를 더 사고, 고가의 사치품인 반지까지 사고야 말았다. 내 안의 소비욕구는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통해 증명되었던 것 같다. 작년의 나는 쇼핑욕구를 없앤 것이 아니라 참고 있었던 것이다. 코트와 반지를 사며 확실히 깨달았다. 여전히 나에게는 반드시 끊어야 할 불필요한 소비습관이 남아있었다.








여하튼 올해의 모든 소비를 적다 보니 글을 쓰며 나도 모르게 변명을 하고 있었다. 생일선물로 받은 것까지 어쩔 수 없잖아? 상품권으로 산건 괜찮지 않나?? 화장품은 몇 년 만에 산 건데? 신발은 밖에서 갑자기 망가져버렸는데 어떻게 해. 새로 살 수밖에?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변명하다 보면 사실 모든 소비는 용인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새해는 정신 차릴 수밖에...



그래서 새해에는 최소한의 소비로 살겠다는 것이다.  물건을 새로 사는  아니라 '최대한 가진 것을 모두 소비하는 '을 목표로 살아볼까 한다.

  


이 정도로 마음먹고, 글로 남겨둬야 올해 더 이상의 사치나 소비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 과정을 글로 남겨볼까 한다. 아마도 긴 여정이 될 테지만 이 과정을 통해 내년에 2024년을 되돌아볼 때 그래도 조금이나마 유의미한 해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보는 바이다.  



가진 것을 모두 소비하는 삶.

2024년은 이렇게 시작된다.





매일 정신차리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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