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열린 창문 사이로 강하게 부는 바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바람 때문에 커튼이 흔들릴 때마다 소리가 나서였을까? 아니면 고장 난 에어컨 때문일까? 사실 계속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창문을 열고 자다 보면 바깥과 하나로 연결된 기분이었다. 게다가 어제 근처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것을 보고 집안 꽁꽁 창문을 모두 다 닫아뒀었는데, 그렇게 창문을 닫고 잤더니 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머리는 피곤해서 너무 자고 싶은데, 심지어 너무 피곤해서 머리가 아픈데 잠이 안 오는 그 기분 알까?잠을 제대로 못 자니 점점 더 피곤해졌고, 머리가 무거워졌다. 답답했다.
특히 잠이 안 오는 날을 보면 내가 많이 움직이지 않는 날이다. 운동도 하지 않은 주제에 맥주를 마셨다. 시원했다. 여름밤의 맥주는 정말 맛있다. 그 맥주만 마셨어도 좋았을 텐데 안주도 신나게 먹었다. 오랜만에 오징어도 구웠고, 좋아하는 만두도 구웠고 그것도 모자라 감자튀김도 만들었다. 신나게 안주와 술을 마시고 난 저녁이었다.
날씨는 덥고, 맥주와 안주를 먹은 배는 부르고 잠이 안 오는 것은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른다.
최근에 남편이아이스커피를 사 왔었다. 커다란 봉투 가득 든 스위트 아메리카노를 사 왔다. 내가 지난번 어디선가 마시고 남겨와서 자주 먹던 커피였는데, 남긴 것을 들고 올 정도로 맛있었다. 그것을 다 먹고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마트에서 같은 것을 발견하고 사 온 것이다. 헤이즐넛 시럽이 가득들어가 달콤한 아이스커피였다.
아메리카노는 쓴 맛에 깔끔한 맛에 먹는 거 아니야? 싶지만 내게는 커피가 달콤하면 더 맛있다. 그런데 요즘 혈당 스파이크가 자꾸 이슈가 되다 보니, 달콤한 아메리카노를 먹는 것에 죄책감이 든다. 나도 그냥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지는 것이다. 아메리카노에 달고 단 설탕이 많이 들어갔으니 칼로리는 어쩌나...?
게다가 요새 자꾸만 잠이 안 오니커피라도 끊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나 헤이즐넛 커피 포장지를 봤더니 '고카페인'이라고 적혀있어서 조금 놀랐다.
그걸 자주 마셔서 그럴까? 그래서 더 잠이 안 왔나? 도대체가 잠을 잘 수 없는 여름밤이었다.
잠이 안 올때는 야간캠핑이라도 해볼까...
요즘은 밤에 잠이 안 오는 것도, 자꾸만 살이 찌는 것도 큰 고민이다. 잠을 못 자면 살도 조금 빠져야 하는데 반비례하는 느낌이랄까.
특히 밤에 잠이 안 오는 것이 큰일이다. 그렇게 밤새 잠을 설치고 나면 정말 피곤해서 다음날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커피를 줄여보기로 했다. 매일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은 무리니까. 이틀, 사흘에 한번 커피를 마시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술을 마시는 간격도 줄었다. 여름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것이, 하이볼을 마시는 것이 너무 맛있어서 자꾸만 생각이 났는데, 아무래도 그것도 줄여야겠다. 게다가 함께 먹는 안주는 아무리 맛있어도 먹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저녁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한때저녁마다 운동을 했었다. 홈트 영상을 보며 30분이고 몸을 움직이고, 땀이 흐르면 다시 깨끗하고 씻고 잠을 청했었다. 그런 후에 잠들면 그래도 조금 더 푹 잠들 수 있었기때문이다.
오늘은 커피도 안 마시고, 술도 마시지 않고, 홈트도 30분 넘게 했다. 그리고 차가운 물로 샤워도 했다. 그 후에 방에 에어컨을 적정온도로 틀어놓고, 시원하게 씻은 몸으로 가장 얇은 옷을 입고,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