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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믹스커피야

by Blair

금요일부터 믹스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가끔 믹스커피를 마셔야 하는 날이 있는데 바로 그날이었다.




이따 일하다가 믹스커피를 한 잔 마셔야겠다 생각하며 출근했는데, 책상에 올려진 건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커피이다. 보스는 종종 커피를 사다주는데 오늘도 그날이었다. 무슨 커피인가 보니 '바닐라크림 콜드브루' 이름과 가격만큼이나 고급스럽고 진한 달콤한 맛이었다. 솔직히 믹스커피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요즘은 매일 일하는 곳에서 주로 커피를 마신다. 이곳에는 다양한 차와 커피가 구비되어 있다. 처음에는 커피 머신의 캡슐이 있어서 그것을 내려마셨다.



우리 집은 네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고 직장은 는 일리 커피 머신을 사용했다. 일리 커피 머신은 이전부터 사고 싶었는데 못 샀던 터라 내심 반가웠다. 그런데 좀처럼 떨어진 캡슐을 채워주지 않았다. 커피 캡슐을 사달라고 말하느니 집에 있는 커피 캡슐을 내려서 텀블러에 담아 가는 편이 나았다



사실 캡슐을 사달라고 말하지 못한 것은 평상시 테이크아웃 커피를 자주 사다주기 때문에 그 말을 더할 수가 없었기도 했다.



그렇게 떨어진 커피 캡슐 대신 카누, 모카골드, 화이트골드, 바닐라라테, 티라미수라테 등의 인스턴트커피가 탕비실에 가득 채워졌다.










두세 시간쯤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다 보면 어느새 당이 떨어져 바닥에서 헐떡이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때 탕비실에 달려가 뜨거운 물을 붓고 믹스를 넣고 휘휘 젓는다. 처음엔 스푼이 없어서 믹스커피 껍질로 젓고는 했는데 내가 못 참아서 스푼을 구비해 놓았다.



그렇게 마시는 믹스커피 한잔이면 남은 수업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다.



언제고라도 꼭 필요한 커피.




믹스커피 양이 너무 많은데...?





지난번 집에서 마시려고 50개입짜리 믹스커피를 샀었다. 그 후 취직을 하고 일을 시작했더니 집에 있는 믹스커피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사실 주중에는 계속 커피를 마시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라도 커피를 마시는 것도 자제하기도 하고 또 믹스커피의 유난히 단 맛이 날 자제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우 50개짜리 믹스커피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집에는 최근 선물 받은 네스프레소 캡슐도 가득하기 때문에 더더욱 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남은 믹스커피는 유통기한을 넘길 것만 같은데...




그럼에도 가끔 이렇게 집에 있는 날이면 믹스커피가 당긴다. 지난 금요일부터 당기던 믹스커피를 못 마셨더니 현기증이 난다.



오후가 되어 커피 마실 시간이 되자 물을 서둘러 끓여 적당한 사이즈의 잔에 물을 붓는다. 곧바로 믹스 커피를 두 개 꺼내어 잘라 물에 쏟는다. 마음이 급해서 믹스 커피 봉투로 저을까 하다가 침착하게 스푼을 찾아서 휘젓는다.



아무래도 물이 많아 보이는데 아... 모르겠다.








믹스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몸의 혈관 따라 커피가 퍼진다. 커피 수혈... 딱 그 느낌이다.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커피의 순기능

믹스커피의 효력

갑자기 긍정적인 생각이 샘솟는다.




오늘만큼은 믹스커피의 칼로리나 당은 신경 쓰지 말기로 한다. 맛있게 먹으면 0kcal. 믹스커피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면 약 아닌가?



믹스커피 덕분에 오늘도 즐거운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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