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한 조각에 담긴 눈물? 캐나다의 '매운' 서비스 물가 체험기
캐나다에서 두 달 남짓 시간을 보내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이곳의 물가가 참 묘하게 불균형하다는 것이다. 소고기나 연어, 계란, 우유 같은 식재료는 한국보다 저렴하게 먹는 데 있어서는 불편함이 없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는 '서비스'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과제빵, 안경, 미용 등 전문가의 손길이 들어가는 분야의 비용은 그야말로 '매운맛'이다. 오늘은 필자가 직접 겪으며 당황했던 캐나다식 서비스 문화와 비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생일 케이크의 배신, 가격은 비싸고 맛은...?
캐나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의 생일이 다가왔다. 이에, 설레는 마음으로 캐나다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소비스(Sobeys)'를 찾았다. 케이크 코너에 화려한 색상의 케이크들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가격표를 보고 한번 놀라고 맛을 보고 두 번 놀랐다. 한국에서의 부드럽고 생크림 가득하고 딸기 등 맛난 제철과일이 듬뿍 들어있는 케이크를 상상하며 한 입 베어 물었으나, 아이들은 입만 대고는 슬그머니 포크를 내려놓았다. 결국 '아빠'라는 책임감으로 그 퍽퍽하고 느끼한 케이크를 억지로 다 먹어야 했던 기억이 난다.
내 생일에는 조금 다를까 싶어 동네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프렌치 베이커리(실제, 프랑스인이 운영)를 찾아가 조각 케이크를 샀다. 가격은 훨씬 비쌌지만, 맛은 마트 케이크보다 아주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유명한 아시안 제과점이 있는 대도시가 아닌 조그만 동네에 살다 보니 기념일이 다가올 때마다 '맛있고 합리적인 케이크'를 찾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어버렸다.
2. 렌즈 한번 사려다 '검안비'에 문을 박차고 나온 사연
시력이 좋지 않은 내게 선글라스는 운전이나 길을 걸을 때 사치품이 아닌 '생존템'이다. 지난 3화에서 설명했듯이, 캐나다의 겨울은 눈이 많이 오고, 또 햇살 또한 강렬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안경을 쓰고 있어, 선글라스를 쓰려면 '콘택트렌즈'가 필수여서 '콘택트렌즈'를 사러 동네 안경점을 찾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처럼 안경점에서 바로 시력을 재고 렌즈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곳에선 반드시 '검안사(optometrist)'의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력 검사(eye examination)' 비용만 약 20만 원에 달한다는 말을 듣고는 그대로 뒷걸음질 쳐 안경점을 나왔다.
한국에서는 안경사가 무료로 해주는 서비스가 이곳에선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 인력(검안사)'의 '의료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소문 끝에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Costco)' 내 검안소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검사를 받고 나서야 겨우 렌즈를 구입할 수 있었다.
3.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불편함들
이외에도 소소한 불편함은 도처에도 있다. 한국 공공장소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데'를 이곳에선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 또한, 아이들 학교 물병을 씻기 위한 '전용 세척 솔'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하기가 의외로 어렵다는 점도 당혹스러웠다. 이에, 매일 저녁, 커다란 내 손으로 좁은 물병 입구에 억지로 집어넣어 수세미질을 할 때면 한국의 '다이소'가 간절히 그리워지곤 한다.
오늘의 한 마디 (Tips) :
캐나다 올 때 안경과 렌즈는 넉넉히 챙기세요 : 캐나다의 검안사(Optometrist)는 단순한 시력 검사를 넘어 안구 질환 진료까지 담당하는 고도의 전문직으로, 그만큼 검사비가 비싸고 예약도 쉽지 않다. 이에, 캐나다 이주나 장기 체류를 계획한다면 한국에서 시력 검사를 마치고 안경 2~3개와 콘택트렌즈 여유분까지 넉넉히 챙겨 오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또한, '물병 세척 솔' 같은 세밀한 주방 도구들은 월마트 같은 대형 마트보다는 아마존(Amazon)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거나 한국에서 미리 짐에 챙겨 오는 것이 '가장'의 소중한 손등 피부를 지키는 비결이다.
- 2026년 3월 27일, 캐나다 동부 작은 마을에서, 동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