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나의 루틴은 단순하다. 월. 수. 금 3일은 9시 타임 수영 강습을 가기 위해 8시엔 집을 나선다. 수영이 에너지 소모가 많아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많이 먹으면 몸이 무거워 운동을 할 수 없어 찐 계란이나 시리얼. 빵 조금이면 딱이다.
일찍 가지 않으면 주차 하기 힘들고 강습 3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니 일찍 도착해서 10분 정도 가볍게 몸을 풀다가 강습을 받는다. 5분 일찍 나와 씻는 것도 필수이다. 씻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는 건 딱 질색이다. 운동하고 씻고 나오면 몸이 가벼워져 하루 일과 시작하기 좋다.
수업이 없는 월. 화에는 약속. 여행. 모임. 영화 등으로 보낸다. 친구들과는 한 달에 한 번. 지인들과는 두 달에 한 번. 자매들과는 시간 될 때 만나서 산책하거나 점심 먹고 차를 마신다.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씩은 남편과 시어머님을 뵈러 가서 같이 점심 먹고 과일이나 간식거리를 사다드리고 시장도 봐드린다. 어머님은 혼자서도 잘 해드시고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잘 된 25평 아파트에서 혼자 편안히 사셔서 건강만 하시면 안심이다. 우린 주로 평일에 다른 형제들은 주로 주말에 뵈러 가고 화요일과 주일에는 교회에 가셔서 시간을 잘 보내고 계신다.
이틀 세 타임 수업을 하고 있는 수. 목은 다른 일정은 전혀 잡지 않는다. 역사 수업도 병행하면서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되어 내게도 유익하다. 일주일 내내 수업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여유가 있어 좋고 아예 일이 없다면 진짜 무료했을 것이다.
금욜은 수영 갔다가 바로 성경공부를 한다. 2시간 강의를 듣고 가끔 점심을 같이 먹고 오후 시간은 남편과 편안히 보낸다. 성경공부가 5월이면 끝나니 그 땐 수영 끝나면 바로 시립 도서관으로 가서 금요 독서로 루틴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주말에는 아들들이 올 날을 기다렸는데 늘 북적이던 주말이 조용하니 이제 결혼한 아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용인에서 근무하는 큰 아들도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이런저런 일로 두 주에 한 번씩 오는데 이번 달은 거의 못 와서 적적하다. 전화하면서 목소리라도 대신한다.
주일엔 9시쯤 성가 연습을 간다. 1시간 연습하며 하모니를 이루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 11시 예배를 드리고 점심 먹고 오후 연습하면 2시 가까이 된다. 연습으로 진을 다 빼고 집에 와서 집안 일을 하고 저녁 먹기 전까지 낮잠을 한두 시간 자면 하루가 금방이다. 한 달에 한 번은 오후 가정예배를 우리집에서 드리면서 5명 정도 소그룹 모임을 갖는다. 차를 마시고 기도제목도 나누고 근황도 전하며 교제를 나눈다. 우리집은 교회와 가까워 참새 방앗간이다. 집을 개방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우리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다.
2017년 명퇴한 남편은 실업급여 나올 동안 1년 쉬고 설비팀에 재취업을 해서 다닌지 6년 되어간다. 1년 쉴 동안 제주에서 두 주 지낸 일은 가장 좋았던 버킷리스트였다. 하루 출근. 이틀 쉬는 근무 일정에 만족하며 이틀에 하루는 혼자 지낸다.
남편보다 내가 더 바빠서 이틀을 함께 종일 보내는 시간은 드물지만 같이 쉴 땐 집에서 편안히 휴식하거나 심심하면 자유 수영. 날이 좋을 땐 공원 한 바퀴. 좋은 영화가 나왔을 땐 영화를 보러 간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 30년이니 아무 것도 안 해도 같이 있으면 그냥 편안하다. 작년에 30주년 여행으로 다녀온 이태리 여행부터 최근 벌써 장성해져 결혼한 아들 이야기. 30년이 잠깐 지나간 것처럼 스쳐지나가는 추억들을 많이 나눈다.
사이사이 집안 일을 해도 시간은 점점 남아돈다. 둘이 살면서는 빨래도 줄어들고 기본만 하면 되는 주방에서도 해방 되어 가사일이 확실히 줄어든 만큼 글 쓰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장점이다. 나의 루틴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자 큰 변화로 자리잡았다. TV보는 시간도 줄고 시간만 나면 브런치 정독과 글을 써서 올리느라 지루할 틈이 없다. 루틴은 습관보다 더 많은 의지와 노력이 필요해 오롯이 생각에 집중하다 보니 비교적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어찌 보면 단순한 루틴이며 내 인생의 봄날처럼 여유와 안정으로 보내고 있다. 예전만큼 체력도 안 되어 많은 일을 할 수도 없지만 이런 여유가 너무 좋다. 후반기 내 인생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로 마음 먹어서 그런지 여행과 글쓰기. 자유로운 시간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내는 나의 일주일 루틴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