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는 10년도 넘게 회자되는 책이다. 이 말을 하도 많이 들어 좋아하는 청춘들도 있고 싫어하는 청춘들도 있다고 한다.
불안하니까. 막막하니까. 흔들리니까. 외로우니까. 두근거리니까 청춘이다. 그러니까 청춘이다. 교수님이 전하시고자 하는 것은 불안한 청춘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세지이다. 20대 가장 버거운 시기에 자신이 만난 사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하며 멘토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쓴 글로 몇 번을 읽어도 새롭다.
반면 싫어하는 청춘들은 젊으니까 열심히 놀고 활기차고 열정이 가득해야지 왜 불안하고 막막한 청춘이냐며 반문한다. 맞닥뜨린 상황이 사회적 환경이 자신들을 그렇게 내몬다고 불만을 토해낸다.
문제를 외적에서 찾느냐 내적에서 찾느냐의 딜레마 같다. 외적으로 찾는 이들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면서 현실의 벽이 높음을 불평한다. 경쟁이 치열해서. 스펙으로 지나치게 평가해서. 문이 너무 좁아서 등등.
내적으로 찾는 이들은 자신의 준비가 부족해서. 상대적으로 역부족이어서. 노력과 열정과 의지가 약해서 등등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는다.
둘 다 맞는 말이다. 그럴 때 이 책에서 나온 "열망은 힘이 세다" 는 말을 새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세상의 기준과 남들의 잣대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가치와 열망을 찾으라는 것이다.
열망은 바라고 원하는 것이 간절할 때 이루어진다. 글처럼 가장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언젠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날이 오기도 한다.
임용 준비 3년 만에 국어 교사가 된 지인의 딸과 2년 만에 임용에 합격한 지인의 아들이 있다. 둘 다 친한 분들이고 두 아이들 모두 명문대학이 아닌 수도권내 사범대학을 나왔다. 두 아이들의 열망은 처음부터 뚜렷했다. 교사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대학 내내 준비하고 졸업 후에도 3년 만에 합격했을 때 너무 기뻐서 바로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그 해에도 떨어지면 다른 길을 찾겠다던 지인 딸이라 그 기쁨이 더 커서 마음껏 격려해 주었다. 지금은 벌써 4년 차 중학교 교사로 담임을 맡아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는 진정한 교사로 우뚝 섰다.
1년 차 신입 교사가 된 지인 아들은 고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으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직접 겪고는 회의감마저 들었다고 했다. 이번 학기엔 공익 요원으로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쉼없이 달려온 데다 바로 가장 힘들다는 고등학교로 발령을 받고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심적으로 부담이 컸을 것이다. 1년 반 동안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새로운 마음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30년 전 교사가 되고 싶은 열망이 컸다. 교대를 가고 싶었지만 사대로 만족했고 임용에 실패하면서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던 열망이 좌절되었을 때 자신이 초라했다. 의지 박약. 열정 만큼 부족했던 노력을 스스로 인정했다. '치열하게 공부 했던가' 스스로 물으면 아니였다. 열망은 간절했지만 방법도 의지도 부족했다. 25세에 결혼하고 30세 전에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지만 양육 외에 내 삶의 존재 이유를 찾아갔다.
꿈을 이루지는 못 했지만 넉넉지 못한 시절에 대학을 졸업하고 전업주부로만 있고 싶지 않던 열망은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일을 찾아 지금까지 오게 했다.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열악한 조건을 뛰어넘을 만큼 내가 열망하는 것은 일이었다. 가르치는 일에 대한 보람과 성취가 컸다. 25년 가까이 일해온 내가 대단하진 않아도 적어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며 스스로 보듬어줄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긴다.
여우와 신포도 비유처럼 내가 만약 교사가 되었다면 지금의 여유와 편안함은 없었을 거라며 합리화를 시킨다. 여러모로 비교도 안 되지만 지금 나의 일에 만족하며 필요로 할 때까지 끊임없이 일할 것 같다.
브런치 글을 쓰면서는 작가에 대한 열망도 점점 커져간다. 부족하고 평이하고 장황하고 단순해서 자존감 낮아지고 가끔은 자질이 없는 건 아닐까 싶다가도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성취와 보람이면 충분하다고 만족하기로 했다.
열망은 자신을 발전시킨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할 때라는 말은 사실이다. 청춘들에게만이 아닌 장년. 중년. 노년에도 해당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난 열망을 향해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