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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Mar 01. 2020

꽃을 담다 - 국화차

2020.02.29

 며칠 전 친구로부터 생일 선물로 국화차를 받았다.

국화차는 플라스크에 두세 송이씩 바싹 말려진 작은 국화가 들어있었는데, 너무 예뻐서 마시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하지만 후기를 기다리고 있을 친구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차를 우리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꽃 차는 찻물을 우릴 때 보는 재미가 있어 유리 찻잔이 제격이다. 그러나 한 달 전쯤 애용하던 유리 머그컵을 깨트리고 말았다. 어쩔 수없이 와인잔에 우리기로 했다.

 스틱에 뜨거운 물을 부으니 마치 말린 꽃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작은 두, 세 송이의 꽃으로도 충분히 은은한 향과 맛이 났다.  와인 잔에 마시니까 더 색다른 느낌. 응용해서 국화차 대신 티 스틱을 이용한 칵테일이나 음료를 만들어도 보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워서 시도는 못하겠지만.

 또, 요즘은 일부 티백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티백 없이 차를 우릴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생일이 특별한 날로 느껴졌지만,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고 몇 번째 생일인지도 모를 정도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일을 기억하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나는 그들에게 어떤 선물로 보답하면 좋을지 고민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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