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밟았다면 특기,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장래희망’을 종이에 써 본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생각나는 대로 대충 썼었지만 이전부터 계속해서 꿈꿔오던 일을 자랑스럽게 써낸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장래희망은 학생들에게 현재를 갈아 넣어 가면서 공부하는 목표다. 대학 입시와 직장에 취직할 때에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이때에도 이 목표가 큰 중요도를 차지한다. 내가 이 대학에 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진로를 잡을 것인지. 회사에 취직할 때에는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신이 이 회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모두 자신의 삶의 목표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들이다. 심지어 취직을 한 이후 회사에서 직원이 가정을 꾸리고 집과 차를 가지길 희망하는 이유도 같은 이유다. 대부분 집과 차를 살 때엔 대출을 끼게 되고 가정을 꾸리면 본인을 제외하고도 생계를 책임져야 할 이유가 생기니까. 다시 말해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 ‘목표’가 생기니까.
목표가 직업으로써의 목표, 삶에서의 목표, 당장 이루고 싶은 목표 등 여러 개가 있을수록 사람은 자기 계발과 일을 더 열심히 할 원동력이자 에너지를 얻게 되고 이는 열정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목표 없이 살고 있어서 살아가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알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이끌릴 것이다. 그 사람과 어울리며 동기부여도 얻고, 그 사람이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들을 얻고 성장한다면 필히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이를 충족시켜줄 것이란 사실을 무의식적으로라도 알게 되니까. 그 덕분에 목표가 확고한 사람에겐 사람이 이끌리기 마련이다.
목표가 있을 때 대학, 기업, 타인 등 외적 요인들에게 작용하는 이점들도 많지만 스스로에게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그 목표를 쫓아서 나아간다. 하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은 주변의 시선, 기대, 사회 구조의 압력에게 쫓겨 도망치듯 살아간다. 이걸 가장 크게 체감하는 때가 대학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수능 시험이나 수시 전형 등 입시가 끝나고 대학을 입학한 이후다. 막연하게 대학 입학을 목표로 갖게 ‘됐던’ 사람들은 자유로움을 기대했지만 대학 이후에도 넘어야 할 많은 난관들에 좌절하기도 하고, 압박감에서 벗어날 것이란 환상이 깨지며 허탈하기도 한다.
이런 목표는 ‘뒤쫓아오는 것’이다. 이 목표는 맹수처럼 뒤쫓아오며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못하면 좌절의 아가리 속으로 집어삼켜버린다. 목표는 절대로 자신을 뒤에서 등 떠미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목표는 달려 나가는 과정에서 넘어져도 다시 몸을 일으킬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 목표는 타인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이어야 한다. 타인의 기대에 의해 갖게 된 목표는 반드시 ‘뒤쫓아오는 것’이 되기 마련이다. 이런 목표는 열정과 활력은커녕 위기감과 공포,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밖에 주지 못한다.
사실 목표랄 게 별 거 없다. 부를 쌓아 노동의 스트레스 없는 안락한 삶. 다른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삶. 다양한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삶 등 어떤 것이든 자신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어떤 목표이든 간에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자리 잡는다면 당신이 지금 하는 어떤 고통스러울 일도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으로 탈바꿈시킬 테니까. 당신은 어떤 목표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