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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월 Nov 20. 2022

성장에 해가 되는 미디어

'나가서 사람 좀 만나라'의 좋은 예

미디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 인지도가 오르며, 그 미디어의 가치와 영향력이 커져 그들이 싣게 되는 이야기와 광고에도 더 큰 힘이 실리때문이다.

미디어는 사람들의 관심을 위해 더 자극적이고,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들을 우선적으로 취급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부를 이룬 20대 억만장자, 밑천 없이 자수성가한 부자, 큰 육체적 고통 없이도 막대한 부를 쌓은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 등 ‘더 빠른 시간’에 ‘더 많은 부’를 이룬 상위 1%의 이야기들을 온갖 영상과 책으로 팔아댄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는 사람들은 동기부여를 받고 더 큰 꿈을 꾸게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먼 세상, 혹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그 스토리에 무력감을 갖게 되거나 저런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은 무엇을 해왔던 건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반면 하위 1% 삶의 이야기 또한 잘 소비된다. 주식과 디지털 자산에 투자했다가 모든 돈을 잃은 사람들, 꿈과 목표를 갖고 사업을 시작했으나 빚더미에 나앉은 누군가. 재능과 열정을 겸비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인생을 걸었지만 수십 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스포트라이트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삶 등. 이런 이야기는 사람들이 공포심과 조급함을 갖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의 경쟁에서 뒤처져 밑으로 밀려날 것에 대한 두려움. 노력은 하고 있지만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 잡혀 무엇도 이루지 못 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점차 사람을 얼어붙게 만들어버린다.


이런 미디어에 푹 절여진 사람들은 무력함과 공포심에 자신의 두 눈을 감아버린다. “암만 노력해도 저런 천재들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하루하루 살아남기조차 벅차다.”, “그런 막연한 꿈을 꿀 때가 아니라 당장의 현실을,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꿈을 접어 넣어두고 평범을 목표로 하고 평범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잠깐 환기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다들 성장에 단계가 있다는 것은 잘 알 것이다. 어린아이들이 기어 다니는 것부터 연습을 하고, 몸이 성장하고 근육이 잡히면 무언가를 잡고 두 다리로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기 시작한다. 거기에도 적응한 아이는 손을 떼고, 앞으로 나아가며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균형을 잡은 채 나아가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그렇게 ‘걷기’를 익힌 아이는 뛰는 방법으로, 단계적으로 나아간다. 성장은 그런 것이다. 다 막연한 목표를 위해, 지금 자신이 나아가야 할 단계를 인지하고, 그다음 단계를 밟고, 또 다음 단계로 올라서고, 그다음 목표를 탐색하고, 다시 노력하는 것. 그렇게 목표를 달성하고 꿈을 이뤄내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사람들은 내게 목표를 줄 수 있을지언정 단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 도달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보여주지만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도 감이 오지 않는다. 아마 화면 속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더라도 제대로 된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 하다가 싸인과 연락처 정도만 겨우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연락처도 써먹을 수 있을진 미지수이지만. 그래서 우리는 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밖에 나가서 사람들 좀 만나봐라’라는 말은 이런 데에서 적용된다. 나와 비슷한 지점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통해 나보다 나은 점을 배우고, 그 사람의 부족한 점을 통해 나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니 더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고, 원활한 소통에서 더 명확한 성장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삼인행 필유아사언/논어).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동경하는 사람이든, 혐오하는 사람이든 배울 점은 있다. 그 배울 점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당신이 머리를 얼마나 굴리고, 상황을 잘 분석하느냐에 달려있다. 언제까지고 갑자기 기회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겐 기회를 주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날려먹기 바쁘니까.


와닿지도 않는 화면 속 사람들을 들여보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배움을 얻어라. 어떤 사람을 만나든 배울 점은 있을 것이고 좋은 경험이 되어줄 것이다. 백날 글과 영상으로 지식을 쓸어 담아봐야 체화되지 않는다면 아는 체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무언가를 알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뤄내고 만드는 사람이 되자. 진짜 사람 좀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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