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든 갈대든

뿌리에 대한 단상

by 진화정


나무든 갈대든

(뿌리에 대한 단상)


어제는 친정 조부모님 기일이었다. 시어머님 뵈러 시골에 가면서 친정부모님도 그쪽에서 만나 뵈었다. 문제는 내가 조부모님 기일도 모르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기는 했었지만, 나의 뿌리를 제대로 알고 지키지 못했다. 내게는 너무나 까마득한 이야기로 느껴졌고, 그게 이제 와서 무슨 의미일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나의 뿌리를 제대로 알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거나 죽었거나 연명하는 나무라는 것을. 부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거친 바람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기를. 설령 나무가 아닌 작은 갈대라면 바람결에 유연하게 눕고 일어설 수 있기를. 나의 삶을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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