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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Nov 06. 2022

48화 모두가 가난해지는 시대

- 심란해서 도서관에 가다

지난 주말이 굉장히 짧게 느껴진 까닭은 공인중개사 시험감독을 하였고, 그 피곤의 여파가 다음 날까지 이어져서 주말 아닌 주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주말은 푹 쉬기로 마음을 먹었다.  

   

빈둥거리며 인터넷을 헤엄치다 재미있는(?)는 기사를 보았는데 “내년은 모두 가난해지는 시대”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끌었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교수는 금리로 인해 2023년은 모두가 가난해지는 시대가 될 거라 예상했다. 금리인상은 가계부채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민간 소비 침체로 연결되어 기업들은 본격적인 위기경영 및 허리띠 졸라매기로 들어간다고 보았다. 따라서 빚 먼저 갚고 은행예금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곁들었다.     


모두가 가난해지는 시대라?     

모두가 가난해지면 소고기 먹던 여유있는 사람은 돼지고기 먹으면 되고, 김치찌개 먹던 일반 사람은 라면을 먹으면 된다지만, 평소 라면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생각까지 하게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가계나 기업입장에서 벌이가 시원찮으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테고, 기업은 매출감소로 투자가 줄이거나 인건비 부담에 고용을 부담스럽게 여길 것이다. 실업이 된 분들은 고용보험을 신청할 것이고, 여러 요건으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의 다른 취업지원제도를 신청하고 취업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경제기사를 보면 무슨무슨 수당이 생기고, ‘OOOO 패키지’ 등 여러 제도가 신설된다는 내용을 보면 정부도 마냥 손놓고 있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분명하다. 정책효과가 제대로 나오길 기대하지만 경제 상황이 워낙 녹록치 않으니 이래저래 걱정인 것도 사실이다. 

    

미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는다면 말이 있듯이,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경기침체나 불황은 견디기 힘든 것은 말해봤자 입만 아플 것이다. 이 시기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비합리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이 만연해지고 이는 학습된 무기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집안이 아닌 밖으로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토요일 점심 햇살은 내 어깨를 어루만지듯 부드러웠다. 이 따스한 느낌이 끝자락 가을이라 여기며 맘껏 즐기기로 했다. 어느새 도서관 앞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목도 마르고 잠시 앉아서 쉴 겸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신간도서 앞에서 자기계발서, 인문학 책 등을 훑어보고 이중에 몇 권은 빌려가면 좋을 거라 여기고 지갑 안을 살펴보니 다행히 도서회원증이 보인다. 그래 난 돈 부자는 아니지만 시간 부자이니까 그렇게 스스로 위로한다.

   

아직은 신간이라 오래된 책 특유의 냄새가 나진 않아도, 가방 안에서 책들은 갓 볶은 커피처럼 갓 구운 빵처럼 신선함이 묻어난다. 기분이 상당히 괜찮아졌다.  

   

집으로 가는 길, 길가에 붕어빵을 파는 사람이 있다. 배가 출출한지 붕어빵 유혹에 난 곧바로 굴복하고 지갑을 열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건넨 붕어빵 크기가 상당히 작았다. 분명히 밀가루 값도 오르고 가스비도 오르고 기타 재료비가 올라서 그런 걸 것이다.  

    

한 입에 쏙쏙 들어가는 작은 붕어빵. 붕어빵은 따뜻할 때 먹어야 제 맛이라며 나는 집으로 향한다. 순식간에 없어진 붕어빵. 나는 붕어빵이 작아서 실망했다기보다는 물가가 이렇게까지 올랐으니 사장님도 고심 끝에 크기나 숫자를 줄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에 더 이상 불만을 가질 수 없었다. 

    

2023년은 어렵다는데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다. 그런데 그 마음은 1월 1일이 시작될 때가 아닌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모두들 ‘존버’하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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