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 정신 건강이 최고!
아침 10시. 팀장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혹시 어제 그분?'
들리는 대화의 키워드를 조합해 보니 그분의 민원내용이 맞다.
사실 어제도 오후 5시쯤 팀장님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 20~30분 간 민원인과의 통화가 이어졌다.
3층 직원분들은 그 민원인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알고 있었다.
담당이었던 내 동기분도 몇 달간 그분께 시달리다가 지난 2월 인사이동 때 자발적으로
그 누구도 가기 싫어했던 실업급여업무를 기꺼이 받아들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수인계를 받은 다른 직원분도 그 민원인에게 한달 반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었는데,
예전과 같이 상담사의 설명과 규정은 무시하고 본인의 주장만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업무 관계로 2층에 내려갈 때, 실업급여파트를 지나가다 말 좀 걸어볼까하려다 민원인이 워낙 많아서
간단한 인사조차 꺼낼 수없는 상황이 제법 있었다.
그래서 그냥 스치듯 지나가면서도 동기분의 표정을 바라보면 편안하기 그지없다.
뭐 간단히 말해, '얼굴이 확 폈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직원분들 책상 사이로 걸어가다보면서 책상 오른쪽, 왼쪽, 키보드 등에 잠깐 눈길이 멈춰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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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죽을 똥 싸며 뛰어다니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에 순간 먹먹해진다.
지금 이순간에도 본인의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전국에 감정노동자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