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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Mar 20. 2024

진상 아닌 특이민원인

- 그렇다 정신 건강이 최고!

아침 10시. 팀장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혹시 어제 그분?'

들리는 대화의 키워드를 조합해 보니 그분의 민원내용이 맞다.


사실 어제도 오후 5시쯤 팀장님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 20~30분 간 민원인과의 통화가 이어졌다.


3층 직원분들은 그 민원인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알고 있었다.

담당이었던 내 동기분도 몇 달간 그분께 시달리다가 지난 2월 인사이동 때 자발적으로

그 누구도 가기 싫어했던 실업급여업무를 기꺼이 받아들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수인계를 받은 다른 직원분도 그 민원인에게 한달 반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었는데,

예전과 같이 상담사의 설명과 규정은 무시하고 본인의 주장만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업무 관계로 2층에 내려갈 때, 실업급여파트를 지나가다 말 좀 걸어볼까하려다 민원인이 워낙 많아서 

간단한 인사조차 꺼낼 수없는 상황이 제법 있었다.  

그래서 그냥 스치듯 지나가면서도 동기분의 표정을 바라보면 편안하기 그지없다.

뭐 간단히 말해, '얼굴이 확 폈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직원분들 책상 사이로 걸어가다보면서 책상 오른쪽, 왼쪽, 키보드 등에 잠깐 눈길이 멈춰질 때가 있다.


가족의 사진

좋은 글귀 모음

장난감이나 피규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동서양 유명화가의 작품들

종교 관련 사진 또는 물건들

기타등등......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죽을 똥 싸며 뛰어다니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에 순간 먹먹해진다.


지금 이순간에도 본인의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있을 전국에 감정노동자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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