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를 노래가 아닌 시에 담아
사탕의 맛, 기억나?
혀를 이리저리 굴려도 처음엔 별로였는데
점점 느껴지는 단맛에 어느새 빠져버렸고
녹아 없어지면 그리도 아쉬워 투정부렸지
사탕 막대기를 꼭 쥐고있다가
빨간 우편함에 쏙 넣어버렸지
너무 좋으니까 바랬어
거기 있으면 집배원이 꺼내서
이곳저곳 여행을 시켜주니까
세상 사람 모두에게 전해주길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커서야 알았지 뭐야
유난히도 무거운 금요일
사탕도 깜빡 우산도 깜빡
뿌옇던 날 어깨에 보슬비가 내리던 날
그때 네가 보였어
우산 들고 마중을 나온, 프레임 속 장면인 듯 선명하게
긴 신발로 발목을 덮은, 노래를 부르던 노란 부츠
파랗고 큰 우비를 입은, 너무 커서 땅에 닿을 듯한
사탕을 머금은 입은, 사탕을 건네며 움직이기 시작했지
함께 우산을 쓰자고 말하는 너
어떻게 한 우산을 쓰냐고 괜히 툴툴대는 나
그렇게 말할까 우비를 입었다는 너
그 대답에 못내 한 우산을 쓰는 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는 너
따라 웃는 나와
함께 웃는 우리
집 한켠엔 파란 우비가 있어
병아리같이 조잘댈 노란 부츠도 있지
귀엽게 건넬 사탕을 담은 꾸러미와
함께 쓸 우산을 쟁여놓은 우산꽂이
그렇다고 너무 따뜻하면 안 돼
너무 좋다고 바라면 안 돼
장난치듯,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너무 다정하지는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