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갈색, 샛노란색, 제들마다 이리저리로
저 드센 해가 더 높아온다. 하늘은 바다를 칠한 양, 깊은 푸른색으로 물들고
머금는 아침공기의 맛은 차갑고 알싸해져만 가.
타도록 뜨거웠던 고난에, 질척거리던 여름비가 주던 슬픔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 계절이 정말 저물어 간다.
여름의 색이 초록인건, 고난엔 어두운 그늘이 되어주고
슬픔엔 양막이 되어 주라곤 이 무해한 색을 품은 거야.
강렬함 속 수수한 이 빛깔들은 올여름에도 늘 함께했지.
조금씩, 조금씩 제 색을 물들여간다. 초록색 옷을 저마다 벗어던져버리곤
울긋불긋 화려하게 돋아가네. 시린 계절이 오면 오래도록 잠들게 될 테니.
그이가 오기 전까지 온전히 자신들을 자랑하고선 저 가을바람에 나부끼네.
수필 - 2025.11.06
옮김 -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