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한 빗소리가 여수 앞바다에
남편 후배 두 사람이 놀러 왔다.
이층 데크에 자리를 잡았다.
흐르는 음악 따라 선풍기도 돌고 술도 돈다.
들기름 넉넉히 풋고추 애호박 부침개를 부쳐냈다.
거듭된 앙코르에 세 장이나 더, 안주로 샤륵.
아욱국이 너무나 맛있으니 얼른 밥도 먹으라고 했다.
아욱국은 꼭 먹고 가야 한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이 사람들 좀 봐.
아욱국 안 먹으려고 밥 안 먹네.
내일 먹으면 안되냐며 맥주병만 쌓고 있네.
아욱국 안 먹으려고 애들 얘기만 계속 하네.
비가 살살 오니까 가리개도 내리고 더 살살 붙어 앉으니 클났다.
그럼 나도 함께 슬슬 앉아서 내일부터는 수업도 살살 하라고 꼬셔볼까.
도서실에서 책 읽히고 토론하고 게임하라고.
영화랑 만화 읽고 맘껏 발표하면서 서로 놀라서 박수치게 하라고 말이야.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인 애들을 더 많이 가르쳐야 해서 또 탈이니
스스로 찾아 배우고 깨닫게 하라고, 최소로 진짜만 살살 가르치라고
교과서 공부는 학원에서 하게 두라고 뭐 좀 아는 듯 말해 볼까.
시골 아줌니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한다고 혼날라나.
그럼 얼른 아욱국 먹여야지.
오오. 오동통한 빗소리가 ‘여수 앞바다’에 섞여 흘러도
나는 아욱국타령을 멈추지 못하겠네.
이 친구들 진짜 아욱국 안 먹네,
꼭 먹고 가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