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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Oct 08. 2024

버저비트~

오후 5시 30분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우리. 원래는 5시 1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 이륙이 지연된 이유로 예정보다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이거대로 우리로선 당황스럽고 조금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긴 했으나, 어쩌겠어? 그래도, 첫째 날 여행 일정에 영향은 없었다. 아무 일정이 없었으니까.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면..


배고픔이었다..
5시간째 공복이었다는 거..


공복만큼 공포에 질리게 되는 순간은 없는 거 같다. 특히, 신디가 공복 상태에 있게 되는 순간이라면..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일들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로선 그 공복이 가장 두려웠었다. 평상시 신디가 tvn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느낌이라면, 배가 몹시 고픈 상태의 신디는 가히 ocn 오리지널 스릴러물 드라마 느낌이랄까? 아직도 그때 내가 들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말이지.. (ㅠ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여행이라 그런지, 신디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행복 가득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진에게 이슈가 생겨서 그거 해결하느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진의 핸드폰에 유심칩을 바꿔 끼는데, 핸드폰과 호환이 안되어서 유심칩 끼우는 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급하게 해외 로밍? 설정해서 해결하긴 했는데, 정말이지.. 비행 일정 지연에 유심칩 호환 이슈까지 시작부터 상당히 쉽지 않은 시작이었던 거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계속되어야 하고! 우리는 숙소까지 지하철로 가야만 하니!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까지 아래 지하철 노선을 따라서 가야만 했다.


구글 지도에서 검색해서 찾은 건데, 먼저 나리타 공항에서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라는 걸 타고 닛포리 역까지 도착! 닛포리 역에서 야마노테선으로 환승해서 아키하바라까지! 아키하바라에서 주오, 소부센 가쿠테 노선을 통해 스이도바시역까지 가면. 그 역 근처에 있는 숙소까지 도착~ 도착하면 첫째 날 여행 일정은 끝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우리 모두.. 일본 지하철은 처음이었다..


아하하하하하~ 한국 지하철 정도겠지~라고 생각하고 덤볐다가, 어마어마한 좌절과 고통, 혼란과 스트레스를 심히 많이 얻었달까? 초심자에게 일본 지하철은 너무나 가혹했다..


왜냐~~ 아래 노선도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출처 : https://www.tokyometro.jp/kr/subwaymap/img/img_01.png


노선이 너무~~~~~ 복잡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지하철이 복잡하다는 외국인들은 일본 지하철부터 타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이건 심하다 싶었다. 너무 촘촘하고 미로 같은 게, 수학 공식 같이 느껴져 머리를 지끈 거리게 할 정도였으니..


그리고 이건 정말 생소했는데, 노선별로 회사가 다를 수 있다는 거.. 우리나라 지하철이야 예를 들어 2호선 만든 회사와 3호선 만든 회사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일본은.. 그래.. 다를 수 있다는 거. 그러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


예를 들어 A라는 노선을 통해 AA 역에서 AAA라는 역까지 갔는데, AAA역에서 BB역까지 가는 노선은 A가 아닌, B라는 노선을 통해서 가야 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B라는 노선을 만든 회사인 B+ 메트로 회사가 A라는 노선을 만든 회사인 A+ 메트로 회사와 다르기 때문에 A 노선에서 B라는 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B라는 노선에 대한 표를 별개로 사야 한다..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노선에 따라 회사가 다를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게 여행 내내 나를 괴롭혔었다. 특히, 신주쿠역은... 와.. 정말.. 복잡함의 끝이었달까?


그래서, 긴장 많이 했었다. 일본 지하철에서 헤매지나 않을지.. 그러나, 공항에서 입국 절차 밟은 다음,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이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우리 어떻게 갔니?? 마치 술 취한 거처럼 기억이 안 나..ㅋㅋ).


게이세이선 배표 및 안내소~~

많은 블로그들에서 이곳에서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 표 관련해 사거나 물어보라는 정보가 있었다. 그래서 이곳만 찾으면 되겠다! 는 생각에 어떻게든 찾아야겠다는 마음뿐이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한국어로 안내가 잘 되어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다. 당시 혐한 관련 반응으로 한국어로 되어있는 안내문을 내려야 한다느니~ 하는 얘기들을 본 거 같아서, 조금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다.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안내소에 간 우리. 신디가 미리 kkday를 통해 스카이라이너 티켓 관련해 예매한 바우처를 제시하더니, 안내 직원분이 시간대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신디가 가장 빨리 출발하는 시간대로 표 끊어달라고 했고. 직원분은 일본어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왕복으로 예매하셨었네요~ 오는 편은 지금 끊는 게 아니라, 그때 이 바우처로 끊으시면 되고요~ 제일 빨리 출발하는 시간대로 끊어드릴게요~


5분 후에 출발하네요~"


신디가 우리에게 말했다.


"노아, 5분 후에 출발이래!"


"아, 5분 남았다고? 아..?!!!!"


휘동그레지는 나의 눈빛과 갈 곳 잃은 너의 눈빛~ 그리고 그냥 서있는 진~~~


이에 우리는 서둘러 직원분께 길을 물었고. 직원 분께서는 뒤돌아서 쭉~ 가라는 말만 하셨다. 허허허허허.. 덕분에 우린 뒤돌아서 정신없이 달렸었더랬다..


정신없이 뛰는 와중에 찍은 사진~ 흔들려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몇 분 걸린다고 했었지.. 신디??


글쎄~~~ 5분 안에 갈 수 있대~~


그거 아니? 신디?? 나~~~ 늘 달리기 꼴찌였던 거~~~~??


아니야 노아~ 이번엔 다를 수 있어~


이 열차 놓치면, 상상도 못 할 일이 펼쳐질 게 뻔하기에 우리는 찰나의 순간에 우사인 볼트 빙의되어 달리고 달려야 했다.


그리고~~~~


버저비트~~~



정말 간발의 차로 도착~~~


무사히~~~~ 탈 수 있었다~~~


"휴.. 신디.. 진... 살았어.. 우리.."


유난히 많았던 우여곡절 끝에, 이제야 비로소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닛포리역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린 생각지도 못한 걸 목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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