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아..

2025년 뭔가 내린다. 어쩐지 좀 춥드라.

by 잉크 뭉치


아침 8시 30분,

늘 피곤한 하루의 시작.

일요일, 이 시간에 깨어나야 한 지도

어느덧 7년째다.


9시 예배의 찬양 소리를 위해

부랴부랴 달려간다.


내 자리는 드럼,

박자가 맞든 틀리든

소리를 울려야 하는 자리.


문을 나서려던 순간,

인상이 찡그려진다.


"아, 씌."

속 깊이 끓어오르는 짜증,

사골국처럼 진득하게 우러난다.


고개를 홱 돌려본다.

"또 너냐···"


남들은 아름답다며 치켜세우지만,

내겐 그저 치워야 할 쓰레기일 뿐.


교회를 찾아오는 발자국을 위해

쓸어내야만 하는 너, 눈.


어릴 적, 너와의 첫 만남은 좋았잖아.

하얀 설렘에 가슴이 뛰었는데,

이젠 그저 차갑기만 하네.


왜 이렇게 변했을까.

언제나 똑같이 내려오던 너였는데,

달라진 건 나겠지.


너는 그대로야.

언제나 하얗고 차가운 너였으니.

변한 건 나야.

너를 녹일 설렘을 잃어버린 내 마음이.


그래도 괜찮아.

이젠 더는 설레지 않아.

너를 보며 웃던 아이는 없으니.

이젠 너를 무참히 쓸어버릴 거야.


네가 아무리 솜처럼 가볍고

친구처럼 달갑게 내려도,

옛 장난감 치우듯

아무 미련 없이

첫눈아.





서러움에 뺨을 때리며,

손자국 하나 남기고.


시린 건 내 손뿐이니,

조용히 지나가리라.


천천히 사라져라,

하얀 설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