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 너무 맞는 책이다. '양심고백'은 사실 제목이 의미가 없다. 그저 '김동식 작가'의 단편 모음집 시리즈 중 하나다. 김동식 작가의 책이라면 '회색인간'을 이미 읽었다. 대략 어떤 도서인지 그로 이해가 된다면 그 뒤로부터는 도서의 이름이나 순서는 상관 없어진다.
이책은 아주 짧은 단편 여럿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보다 더 짧은 이런 짧은 소설을 '엽편소설'이라 부른다. 요즘처럼 빠른 컨텐츠 소비가 시대적인 흐름이 된 세상에 '김동식 작가'의 엽편소설은 제격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긴 장편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와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면 흐름이 묵직한 장편소설을 꺼내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사치인지를 알게 된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마다 발생하는 단편적인 사건들은 극의 흐름을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 단 짧으면 두 세장, 길면 그 두 세배가 되는 소설은 짧게 몰입하고 짧게 쉴 수 있어 좋다.
사람의 죽음에 평점이 매겨지는 소설은 이 소설집의 첫 작품이다.
사람이 죽을 때,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평점'이 매겨지며 사람이 이로써 어떻게 행동양식을 바꾸는지는 꽤 흥미롭다. 이런 룰을 만든 '악마' 중 '악마'는 다시 규칙을 '태어나면서 평점'으로 바꾸면서 더 악마스러운 결과가 생긴다는 내용도 그렇다.
자동차나 물건, 빌딩 등의 것들이 아기로 바뀐다는 설정도 너무 흥미롭다. 어떤 소설은 예측불가고 어떤 소설은 예측 가능한데도 재미있다. 소설을 한참 읽다가 '김동식 작가'의 다른 소설도 검색해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시기마다 잘 읽히는 책들이 있다. 어떤 시기에는 '철학책'에 관심이 있어,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그런 책만 읽고, 어떤 경우에는 '역사책', 어떤 경우에는 '추리소설'만 줄줄이 찾아 읽는다.
그런 의미로 볼 때, 최근에는 딱히 꽂혀 있는 주제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지나치게 바쁜 탓도 있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개인적으로 무언가에 골똘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심리적, 물리적 시간도 절대적으로 줄어 들었다. 요즘은 다시 잡식성으로 독서의 방향이 생겼다. 개중 짧게 읽을 수 있는 '김동식 작가'의 책을 찬찬히 더 읽어 볼 것 같다.
Calm 어플을 다시 결제했다. Calm 어플은 '코끼리 어플'과 더불어 내가 결제하고 있는 명상 어플리케이션이다. 결제한 이유는 아이에게 '명상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오늘부터 세션을 시작했고 하나씩 매일 시작하기로 했다. 사람은 하루를 보내면서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데 그로인해 신경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있다. 한창 싸우고 떠들 때이긴 하지만 아이에게 '명상'을 가르쳐서 자신의 스트레스나 감정을 다를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이 생각은 오래전 부터 하던 생각인데, '김동식 작가'의 소설을 보다가 문뜩 다시 하게 됐다.
직접적으로 명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소설의 후반부에는 '자살'이나 '우울'에 관한 키워드가 등장한다. 짧은 소설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와 아이에게 가장 위험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영어를 가르치고, 수학을 가르치고,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것중요하다.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해 뛰어놀게 만들고 운동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아이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 무엇보다도 '자살'로 죽을 확률이 그 어느 질병보다 많다.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생존'하는 것 아닌가.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다. 어떻게 행복해져야 하는가. 그것을 가르치고 그것을 배우는 것이 아이에게나 나에게나 생존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