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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환 Oct 03. 2024

[수필] 삶에서 가장 분명한 것은...?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에 보면 굉장히 의미 있는 구절이 나온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탐구자로 간주해왔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기 자신을 탐구자로 간주해왔다. 항상 자신이 누구인지, 신에게 물으며 스스로에 대해 알기를 갈구해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굉장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항상 자신보다 남을 관찰하며 살아가며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이의 '숨소리'와 얼굴 표정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자신이 짓고 있는 표정과 숨소리에 눈과 귀를 닫는다.

 인간은 시간당 평균 720번. 하루에 1만 7천번 이상의 들숨과 날숨의 순환을 겪는다. 적어도 하루 몇 번, 타인의 날숨과 들숨에 의미를 부여하며 단 한번도 자기의 호흡에 대해 관찰하지 않는다. 타인의 호흡과 표정 감정을 관찰하는 일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지만 어쩐지 그 일은 상대를 부담스럼게 하는 일이다. 언제나 아무곳에서나 관찰할 상대가 존재하는 일도 아니다.

 누군가를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의 작동 매커니즘을 탐구하는 일이다. 그런 일은 타인을 통해서든 자신을 통해서든 일어나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관찰하기에 타인보다는 자신이 수월하지 않겠는가.

 언젠가 '라이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라이벌은 '경쟁심'을 통해서 스스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고로 건강한 열등감과 승부욕은 자신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다만 이 라이벌이라고 하는 관계는 상대와 내가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 그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아야 하는 일이다. 자신보다 항상 못나서도 안되고 자신보다 너무 잘나서도 안된다. 겨우 넘길 수 있을 정도의 경쟁심을 유발하는 '상대'가 나를 발전시키는 법이다.

 이런 라이벌은 '외부'에서 찾으면 좋다. 다만 그런 라이벌이 항상 내가 성장한 만큼 비슷하게 성장하라는 법은 없다. 언제, 어디서나 그를 찾아낼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라이벌'로 여길 가장 좋은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어제의 '나'는 내가 겨우 넘어설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며 언제든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공략할 수 있는 좋은 상대다.

 결국 '평온과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과 성장'을 위해서나 '나'와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는 '별에서 온 존재'다. 스스로가 작은 존재라고 믿어질 때, 다시 우리의 존재를 깨울 수 있을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태양은 우리로부터 가장 가까운 '별'이다. 태양의 74%는 수소, 24%는 헬륨으로 이뤄져 있다. 태양의 98%가 헬륨과 수소다. 2%가 탄소나 철, 산소다. 가벼운 원소는 중력에 의해 이끌려지며 더 무거운 원소로 결합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원소가 되려면 '태양'은 아직 너무 '아기 항성'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구성하는 원자들은 어디서 왔나.

바로 '태양'이 비할 바가 되지 않는 엄청난 '초신성'에서 왔다. 우리는 엄청난 중력이 폭발하는 초신성 폭발로 흩뿌려진 무거운 원소 덩어리들이 우주 공간을 항해하다가 우연히 '유기체'의 모양으로 결합된 존재다.

 수백만 개의 비행기 부품을 한 자루에 넣고 마구 흔들어 '상업용 비행기 한 대'가 우연히 만들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 기적적인 확률로 '시간도 흐르지 않는 무생물', 원자 덩어리가 우주 공간에서 기가 막히게 결합되어 잠시 우리의 형체로 생명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15,000,000,000년이라는 우주의 광대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우리는 100년도 되지 않는 '생명'이라는 유기체로 찰라의 순간 존재하고 사라진다. 이 위대한 기적의 순간을 어찌 단 1초, 1분이라도 낭비할 수 있겠는가.

 이 위대한 기적과 놀라움은 매순간 관찰해도 지겹지 않고 그 기적이 언제나 나의 주변에 흔하게 널려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간혹 우리는 너무 당연한 주변과 자신에 대해 하찮게 여기고 있다. 다만 우주 전체로 볼 때, 우리가 매일 아침 화장실 변기에 누는 '대소변'이나 '방귀'조차 우주 전체에서 다이아몬드보다 가장 희소한 가치가 있다. 내뱉는 호흡과 '영'과 '혼'이라 부르는 정신적인 작동들.

 그 사소하고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모두 기적이라는 사실을 나는 확실히 알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이 아는 것이 많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작은 인터뷰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녀는 점차 자신이 확실히 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다시 돌이켜 보건데 그 불확실한 것들 중에 확실하게 알만한 것들이 몇가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가 확실히 알만하다고 한 그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나또한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분명히 알만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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