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_인생의 나비효과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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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하나가 없어서 편자를 만들지 못했고


편자가 없어서 말이 발을 다쳤다네.


다친 말 때문에 전령이 말에서 떨어졌고,


전령이 떨어져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네.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여 전쟁에서 졌고


전쟁에서 지는 바람에 왕국을 잃었지.


이 모든 것이 못 하나 때문이었다네.



워털루 전투 당시 나폴레옹은 치질과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날 밤, 그는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전투 당일 아침에 늦잠을 잔다. 나폴레옹의 늦잠은 웰링턴 공작과 블뤼허 장군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었다. 프로이센군은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병력을 합류시킬 수 있었다. 결국 나폴레옹은 이 전투해서 패배한다.



워털루 전투의 패배는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의 지지 기반을 흔들었다. 그는 1815년 퇴위한다. 이후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가게 된다. 그리고 사실상 고립된 상태로 여생을 맞이한다.



이 사건으로 영국은 유럽 최강국으로 떠오른다. 영국은 이때 대영제국의 기틀을 다졌다. 프로이센 또한 워털루 전쟁에서의 활약으로 유럽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독일 통일의 기반을 다진다.



결론적으로 나폴레옹의 늦잠은 워털루 전쟁의 패배로 이어졌다. 개인의 몰락과 유럽 전체의 정치 질서 재편이 이뤄진다.



이 무슨 논리적 비약이냐, 할 수도 있지만 본래 역사는 '해석의 몫'이 꽤 중요하다. 실제로 꼬리를 물고 올라가다보면 커다란 문제는 사소한 발단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늘 그렇게 시작된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선장'과 '기자'가 '티타임'에서 주고 받은 '농담'으로 '빙산 경로'를 '무시한 결정'이 나온다. 사소한 대화에서 배와 승객 전체의 운명을 뒤흔드는 결정이 나온다.



선장은 배의 속도를 높이며 결국 가벼운 티타임에서의 말 한마디가 1,500명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으로 바뀐다. 역사는 이처럼 작은 요소의 합으로 이뤄진다. 나폴레옹의 늦잠, 타이타닉에서의 티타임, 이런 단순한 개인적인 사건은 세계의 방향을 틀어버리는 계기가 된다. 그것을 '터닝포인트'라 부른다. 포인트는 날카로운 한 점이다.



대수롭지 않은 사소함이 시간을 머금고 방향 전체를 바꾼다. 대부분은 큰 그림을 보지만 이들은 작은 픽셀 단위의 조합일 뿐이다. RGB로 이뤄진 빛의 형상이 얼마나 많은 색깔을 표현할 수 있나. 결국 전체를 쌓는 하나의 모래가 중요하다.



책임감이 필요하다. 삶은 디테일에 달려 있다. 알코올을 들이키고 취해 있는 순간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의식치 못하고 흘러가고 있나.


아이는 다시 오지 않을 어린시절을 빛처럼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고 있고, 나의 나이와 젊음도 같은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결국 순간이 쌓여 전체가 된다는 것을 알면 소름끼칠 정도로 허투로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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