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와 '기욤뮈소'를 좋아한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글이 쉽고 빨리 읽힌다. 두께에 비해 빨리 넘어가는 탓에 긴장감과 몰입감은 한층 더해진다.
다들 '독서'에 입문하게 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나의 경우는 '추리소설'이다. '책'이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은 '추리소설'을 접하고 완전히 달라졌다. 게임이나 TV, 영화에 몰입하듯 소설에 잔뜩 몰입하고 보면 다른 매체와는 아주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 그 한번의 몰입의 경험은 몹시 중요하다. 고로 지금도 나는 '책'에 가깝지 않은 이들에게 '추리소설'을 추천하곤 한다. 너무 어렵거나 쉽다면 책에 대한 흥미가 다시 사라질지 모른다. 고로 여기에 꽤 적절한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와 '기욤뮈소'라 생각한다.
소설의 배경은 프랑스 남부다. 이탈리아에 30억 유로 상속녀가 요트에서 공격 당하고 사망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자, 어떤 이야기인지 읽어 볼까'
소설을 집어들고 너무 빠른 급전개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보통의 소설이라면 꽤 캐릭터 형성을 하고 살인이 벌어져야 하지 않나. 그러나 '미로속아이'는 일단 사건이 벌어지고 점차 흐렸던 안개를 헤쳐 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해당 사건이 벌어지고 1년이 지나 남편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 근거가 황당하게도 1년 전 살해 도구다. 너무나 이상하지 않은가. 책을 읽고 있는 독자와 의심을 받고 있는 소설속 용의자도 같은 생각을 한다. 이를 추리해 나가는 경찰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살해 도구를 1년이나 지나서 그것도 너무 허술하게...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역시 '반전'이다. 반전 없이 스릴을 만들어내는 스릴러 소설도 있지만 대부분의 추리 소설은 '반전'을 가지고 있다. 작가가 숨겨놓은 단서를 찾고자 끊임없이 의심해가며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소설은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러있다.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초리소설을 읽기 전에는 완전한 준비를 하는 편이다. 대체로 한자리에서 읽어야하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기기는 모두 꺼둔다. 가장 좋아하는 음료를 미리 준비해 놓고 화장실도 먼저 다녀온다.
그만큼 추리소설에 진심인 편이다.
특히 잠들기 전에 읽으면 어쩐지 몰입감은 극에 달한다. 사실 자기 전에는 잘 읽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이유는 자기 전에 '추리소설'을 펴면 대체로 거의 밤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런 소설은 '속도감'과 '몰입감'이 생명인데 나의 경우는 책을 읽다가 자고나면 머리가 정화가 되는 느낌이 들어 다시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서 그렇다.
소설의 특성상 '스포'가 될 법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은 몹시 아쉽다. 다만 분명히 실패하지 않는 작가의 소설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두고 싶다.
개인적으로 꽤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책' 번역과 '구성'이다. 책이라는 것이 단순히 활자나 옮겨 놓으면 되는 것 아닌가, 싶겠지만 그렇게 단순하진 않다. 책은 말대로 추리소설 답다. 단순히 활자가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그림과 설명이 충분히 들어가고 지도나 그밖에 다양한 단서들도 있다.
그 심경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말투, 필요시 변형된 폰트와 글자 크기, 친절하고 딱맞는 '번역', 거기에 들어가는 페이지마다 짧게 소개되는 명언들까지.
'밝은세상' 출판사의 에디터들과 번역가가 꽤 소설에 진심이구나,가 절로 느껴진다.
하나 둘, 등장하는 인물들 중 누가 과연 범인일까. 그것을 추리해 가는 과정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와 그 속을 엿보는 묘한 기분까지.
예기치못한 일정 때문에 잠시 쉬어 읽었다는 것을 빼면 딱! 앉은 자리에서 두 호흡에 모두 읽어 버린 책이다. 아마 이 글을 다 쓰고나서 다시 첫페이지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