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로드'에서 굉장히 의구심이 많이 가는 장면이 하나 있다. 다름아닌 사람들이 '신발'이라는 아이템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다.
우선 '더 로드'가 어떤 영화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더 로드'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소설와 영화 둘 다 최소 3번은 본 것 같다. 이 영화와 소설은 '세상이 파괴된 이후의 세계'를 이야기 한다. 아주 황량한 세계에서 아버지와 아들, 둘이 남아 생존해 나가는 이야기다. 문명이 사라진 뒤에 사람들은 서로를 약탈하거나 위협하기도 한다. 심지어 다른 인간을 사냥하여 잡아먹기 위해 집단을 짓기도 한다.
이처럼 완전히 모든 것이 무너진 세계에서의 '소유'와 '의미'를 향한 집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개중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신발'이 꽤 주목됐다. 영화 속 사람들은 '굶주림'보다 '맨발로 걷는 것'을 더 두려워 한다. 신발 한 켤레를 위해 서로를 공격하고 때로는 죽인다. 낡은 신발 하나를 얻기 위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해치고 위협한다.
옷이 가진 의미가 무언인가를 생각해 볼 때, 신발은 '의복' 중에 가장 생존과 가장 연결된 '옷'이지 않을까 싶다. 지구상에사 가장 지구력이 강한 동물이 '인간'이라는 점 또한 '신발'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을까 싶다. 아프리카에서 잉태된 인간이 세계 곳곳에 퍼지는데 신발은 '진화 과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다른 의복의 경우에는 기껏 얇게 진화된 체모에 반하게 더 두껍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신발'의 역사'는 어찌 됐건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을 것이다. 또한 실제로 현재의 '패션' 특히나 '신발 패션'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 놀랍게도 현재 여성들의 '사치품'으로 여겨지는 대부분의 '패션화들' 가령 부츠라던지, 샌들과 같은 것들 역시 '남성 전유물'에서 시작했다. 특히나 이런 전유물은 '남성다움'의 상징으로 사용됐고 다수가 '사냥'과 관련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아이템들이 점차 여성에게로 넘어와 '여성스러움'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 또한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이다.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세멀핵'은 캐나다 토론토'의 바타 신발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다. 그는 신발의 역사나 패션 문화, 신발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연구하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바타 신발 박물관은 대략 15,000여 점의 신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고대 이집트 무덤 신발에서부터 가상 신발 NFT까지 꽤 폭넓은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도서는 각각의 아이템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현대의 모습을 하게 됐는지 알려준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알게 되는 새로운 지식까지 흥미로운 책이다. 차후 시간을 내어 한 번 더 읽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