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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_소설] 스팸_1화

by 오인환


철원은 담배를 꼬나문다.



10억 정도를 벌었다.



이 장소에서 가만히 앉아서 어제는 5억을 벌었다.



이 장소에서 5억 혹은 10억을 버는 일은 고되고 힘들다.



철원과 함께하던 동료들은 어느 순간부터 하나 떠나 갔다.



예전에는 또래들이 득실거리던 장소였으나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득실거린다.



"손님. 저희 PC방은 금연이라서요."



아르바이트생이 담배연기에 인상을 쓰며 말한다.



"아.. 예 죄송합니다."



철원은 앞에 있는 컵라면 사발에 담배를 집어 놓고 가래침을 뱉는다.


'카악 퉤'



아르바이트생과 대화를 나누던 짧은 순간.


2시간 동안 벌었던 사이버 머니 10억이 사라졌다.



"젠장"



낮게 말을 했으나 아르바이트생이 들은 듯하다.


살짝 눈치를 보다가 모니터 밑으로 눈동자를 숨긴다.



'아이고... 이 짓도 나이가 들어가니 못하겠네'



지갑을 확인해본다.


지갑에는 천원짜리 2개와 500원짜리 두 개가 들어있다.


어쩌면 지금 사용한 PC방 이용료도 지불 못할 것이다.



온라인 뱅킹을 들어가본다.




잔고: 1,900원



다행이 지금까지 이용요금은 지불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금 3천원에 나머지는 카드로 계산하는 꼴을 보여야 할테다.



한숨이 저절로 난다.



40줄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PC방에 앉아 있는 자신의 꼴이 우습다.


이력서를 제출한다는 명분으로 왔으나 벌써 2시간도 넘게 게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분위기가 깨진 김에 로그아웃한다.



이력서나 몇 부 더 넣어 볼 요량이다.



포털사이트의 로그인창에 커서를 넣는다.




*


아이디:


비밀번호:


*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뭐였더라...'



철원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입한다.



'띵동'



'새 메시지: 50건'



분명 어제까지 전부 지웠던 스팸메일이 하루만에 다시 50건이나 쌓여 있다.



다시 나오는 한숨이다.



한숨의 끝에 온라인 뱅킹 알람음이 울린다.



'띵동'


'50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응. 뭐지?"



'띵동'


스팸 메일 한 통이 들어온다.



'띵동'


'1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철원은 기막힌 우연이 이상했지만,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다.



'띵동', '띵동'


스팸 메일 두 통이 들어온다.



'띵동'


'2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주변을 살핀다.


주변에 내 또래나 장난을 칠만한 인물은 없어 보인다.



철원은 혹시나 하며


'자동차 보험료 조회' 페이지에서 '개인정보활용동의'를 체크하고 가입한다.



'띵동'


보험료 조회관련 스팸메일이 도착한다.


그리고 역시나..


'띵동'


'1만원이 입금되었습니다'




내 개인정보가 알려져서 스팸메일을 많이 받을수록 돈이 된다...


이상한 망상에 철원은 밑져도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넣고 사이트 가입을 해본다.



...


늦은 저녁



철원은 12시간의 PC방 이용료를 지불하고 나왔다.


그리고 입술 한쪽을 올리며 스마트폰에 적힌 통장 내역을 살핀다



'780만 원'



철원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놓고 현금 인출기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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