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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금택 Jan 31. 2024

위험한 투자

직장생활이 하나의 투자 형태라고 한다면, 결코 안전하지 않다.

투자는 시간과 깊은 관련이 있다. 내가 보유한 자본이 장래에 수익이 발생할 것을 기대하고, 일정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이 투자다.  아파트가 장차 오를 것을 예측하여 가치 있는 아파트를 보유하는 것이 부동산 투자다. 오를 주식을 공부하여 저가에 매수한 후 보유하는 것은 주식투자다. 현금의 가치가 실질자산보다 더 오를 것을 예측하여 현금을 모으고 보유하는 활동을 직장투자라 하겠다.  


2023년 기준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중 3분의 2(70.66%)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직장을 통해 매월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투자다. 직장인은 자신의 고유 자본인 시간을 직장에 제공하고 대신 월급으로 교환한다. 월급으로 받은 현금이 미래에 더 가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원금손실 :  

투자는 기본적으로 원금보전이 원칙이다. 직장인은 자신의 자본인 시간을 투입해 현금을 받는 투자 구조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시간이 소비된다. 시간이라는 원금은 다시 돌려받지 못한다. 부동산투자, 주식투자는 원금을 지키기 위해 처음부터 투자설계를 한다. 원금이 다시 반환된다는 가정하에 수익을 계획하는 것이다. 만일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다면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전략을 바꾼다.  

1회의 직장투자사이클에서의 수익을 따져본다면 원금(시간)은 사라지고 수익과 비용만 남는다. 

수익 = 투입 시간  *  단가  

이런 수익구조라면 투자사이클을 2회 돌리더라도, N회를 돌리더라도 원금은 늘 새롭게 투입해야 한다.  실물투자사이클이라면 2회부터는 1회 사이클의 원금과 수익이 더해진 투입금액이 2회 투자의 원금이 된다. 


수익률 :  

직장인의 시간에 대한 단가를 국가, 기업에서 미리 정하기 때문에 시간 투자에 대한 복리효과 또는 폭발적인 수익구조 개선이 어렵다.  2024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9,860원이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협회는 매년 개발자의 평균임금을 발표한다. 고용노동부에서 산업분야별 평균임금을 발표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정부 부처가 정해주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산정한다. 직장인의 수익인 급여가 상승하는 요인은 성과 평가와 소비자물가지수 가 전부다.  투자자 스스로 자신이 수익률을 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대부분 급여 인상률은 인플레이션에 수렴하거나, 그보다 항상 낮게 확정된다. 직장인이 보유한 현금은 인플레이션과 동기화되기 때문에, 급여가 명목상 오르더라도 실질급여는 오르지 않는다. 보유한 현금의 구매력은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만큼 떨어진다. 


누적 투자 : 

직장투자의 기간은 1년 단위다. 매월 현찰 수익이 발생하고, 연 1회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신입사원은 폭발적으로 수익률이 상승하지만 절대수익금액은 많지 않다. 직장투자를 연봉과 연결해 매년 1회 사이클로 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42세 이후부터 는 투자 수익이 줄어든다. 노동의 시간단위당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뒤따라오는 후배 직장인들과, 보유한 노동력과 기술력의 쇠퇴등이 원인이다.  직장투자에 투입되는 시간이 누적되지 않기 때문에 복리효과 개념을 적용할 수 업다. 직장투자 1회 사이클과 2회 사이클과 관련성이 없다. N차 사이클이 이전 투자사이클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다. 실물투자는 다르다. 아파트 투자의 사례를 든다면, 아파트 투자에 성공했다면 원금과 수익금을 자산으로 잡는다. 다음 2차 투자할 때의 원금은, 1차 투자에서의 자산(원금+수익)이다. 2차 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은 다시 원금과 더해져 다음 차수의 투자원금에 투입된다. 투자금이 계속 누적되는 현상으로 투입된 투자금액 대비 기대 수익도 커진다. 

직장투자의 자본은 오직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을 누적해서 병렬로 얹힐 수 없다는 것이 기대수익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없다. 실물투자는 기하급수가 가능하지만, 직장투자는 더하기만 가능하다. 


투자 경력 : 

실물 투자 활동은 중장기적인 수익을 목표로 한다. 단기적인 변동성을 넘어서 장기적인 가치 증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투자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투자활동을 일평생 동안 하면서 실력과 경력을 높여 나가는 패턴을 가진다. 

직장인은 장기적인 투자활동이 불가능하다.

직장투자자는 분명한 은퇴일이 정해져 있다. 본인의 의사와 능력과 관계없이, 생물학적 나이에 도달하면 직장 투자자 포지션에서 하루아침에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쌓은 경력과 기술이 그 기업에만 해당된다면,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자본이 퇴사시점에서 0 이 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기대수명은 83.6세라고 한다. 60세 퇴사해도 20~3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의학의 발달과 삶의 질 개선으로 60세 이상 70세 까지는 왕성하게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유형과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의 영속성이 없다는 것은 투자의 방식, 투자유형에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변동성이라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위험을 낮추고 상쇄하는 방법은 투자 기간을 장기 가져가는 것이다. 직장인의 급여 란 장기적인 가치증가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고 단기적인 위협 인 소비에 대응하는 투자행위다. 이런 현실에 기반한 직장투자는 장기적인 가치상승과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간과할 수 있는 취약점이 있다. 


가장 큰 리스크 : 

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을 다루는 작업이다. 모든 수익은 반드시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 투자자는 위험을 최대한 헷지 하거나 낮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지만, 결국은 작거나 큰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직장생활이 하나의 투자 형태라고 한다면, 결코 안전하지 않다. 

당장의 매월 확정 기대 수익으로 인해 더 큰 투자가치를 외면하고 안전하다 착각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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