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실력, 무엇이 투자 성패를 좌우하는가?
부동산투자 자격증이 있는것도 아니고, 레벨테스트해주는 곳도 없다. 부동산투자 실력이 있다는 것은 입지를 잘 찾아내는 것, 도시정비법과 ,세법을 훤히 꿰뚫고 있어야 실력이 있다고 하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실력보다는 운으로 투자를 해 온 듯 하다. 그렇지 않고 서는 창호지 같이 얇은 내 부동산 실력으로 살얼음 판 같은 투자판에서 진작에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미추홀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운이 작용했다.
미추홀 **1구역은 정확히는 재개발이 아니라 뉴스테이 사업이다. 지방,인천 등지의 후락한 지역은 수익성이 약해 재개발 사업이 불가능 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건설사에게 임대분양의 혜택을 주는 것으로 이런 재개발 사업에 힘을 실어 주는 사업이 뉴스테이 사업이었다. 이런 지역에 나는 스스로 ,돈을 벌겠다며 걸어 들어 갔다.
2019년쯤 상인천 재개발 물건을 매수하면서 인천 투자에 가능성을 확인했던 나는 주변 재개발 지역을 더 적극적으로 뒤지고 다녔다. 2020년 초에는 부동산의 에너지가 거의 극에 달아 인천까지 달아 올랐다. 그것이 마지막 화려한 끝물 이었다는 것을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강남은 말할 것도 없고, 마포,용산, 노량진 등지의 재개발 물건이 날개 돋친 듯 가격이 치솟았다. 낙수효과로 지방과 인천에까지 불장이 이어졌다. 입지개념이 명확지 않았던 나는 상대적 저평가라 판단한 미추홀 **1구역 재개발 물건 두개를 한꺼번에 매수했다. 내가 부동산 투자에 실력이 있었다면, 도화1은 아무리 저렴한 물건이 나와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엔 포텐셜있는 지역에 선진입해서 저가에 매수한 내가 대견 하기 까지 했다. 나름 급매물을 1억2천 프리미엄을 주고 잡은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명확히 잘못된 투자 였다. 상대적 저평가란 말은 부동산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나의 실력부족으로 인한 위험한 투자였음에도 **1구역은 매수 후 미세하지만 가격이 상승했다.
2010년 조합설립인가 후 9년동안이나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1 구역에도 순풍이 불었다. 2019년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고 2020년 12월4일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바람처럼 질주 했다. 2020년 1월, 소유했던 두개의 물건 모두 84타입에 조합원청약에 당첨 됐다. A 타입은 2대1의 경쟁률이었지만, 내가 신청한 B타입은 미달이었다. 반드시 84타입을 받아야 했던 상황에서 A타입 대신 B타입을 신청해서 둘 다 당첨된 것이 도화1 탈출의 결정적인 키가 되 주었다.
시장이 기울기 직전 나는 두 채 모두 원하던 수익률은 아니지만 털고 나올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비전문가인 내가 시장의 흐름을 미리 알아채고 상황을 명확히 분석해서 정확한 매도 시점을 잡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정 반대의 이유 때문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실은 실력은 없고 탐욕에만 쩔어 있던 나는 더 빠른 가격상승, 더 큰 수익률을 원했다. **1구역의 미미하고 더딘 가격상승이 성에 차지 않았다. 서울을 비롯해, 광명,수원 등지의 재개발 가격이 주간마다 신고가를 바꿔치기 하는 모습을 몸으로 느끼며 도저히 도화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없었다. 입주 때 까지 끌고가서 매도하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급하게 팔기로 결정했다. 부동산 경기가 폭락하기 직전 행운의 여신이 두번째 내 손을 잡아 준 것이었다.
매입당시 프리미엄을 2억이상 받을 것을 기대했지만, 두 물건 모두 매수자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들어주고 1억8천에 미련없이 던졌다.2021년 6월 2일 매매테이블에서 매수자는 갑자기 프리미엄 1천만원을 깍아달라고 떼를 썼다. 여러 생각이 교체 했지만, 팔기로 마음먹었으니, 1천만원정도 아깝지 않았다. 만일 그때 1천만원으로 실갱이 하다가 매도에 실패했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벌어 졌을 것이다. 이 결정 만큼은 실력이라 생각한다.
투자에 있어서의 실력은 물건의 특성을 잘 분석하고,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실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매매테이블에 앉으면 유경험자와 초보자와의 차이가 현격히 벌어진다. 부동산은 첫째자리가 억단위로 시작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그 단위에 대한 인식을 다시 설정하는데 꽤나 긴 시간이 걸린다. 절대가격 1천만원은 일상생활에서 월급보다 큰 금액이지만, 수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가격을 네고 할 때의 천만원 단위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큰 돈에 대한 감은 여러 번 거래경험을 하지 않고 서는 절대 내 것으로 만들기 어렵다.
저급한 실력으로 악수를 두었던 미추홀 게임에서 84타입에 당첨되고, 추락하기 직전, 최고의시점에 적절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운이 작용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뒤돌아 보니 온통 지뢰밭 뿐인 투자판을 돌아 다녔던 것 같다. 다시 이런 실수를 재현하지는 않겠지만 투자에서 운의 비중은 생각보다 많이 차지한다. 지금은 부동산 하락시장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뚝 끊긴 상태다. 다시 시장이 돌아 왔을 때 운의 비중을 최소한으로 하고, 실력의 비중을 최대치로 채우려면, 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간에 과외라도 받아야 하는 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