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깃대를 잡나

by 신기루

엄마는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난 뒤부터는 형광등 불빛을 싫어한다. 전등만 켜면 계속 끄라고 한다. 나는 대낮에도 불을 켜 놓는 사람이다. 구름이 들어가면 금방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언젠가 티브이에 정신과 의사가 나와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조도를 높여서 밝은 상황에 있는 것이 어두운 곳에 있는 것보다 덜 다운된다고 했다. 그것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나는 오래전부터 집에 오면 항상 불을 켜고 밤에 잘 때도 불을 켜 둘 때가 많다. 극도로 우울할 때는 불을 끄고 캄캄한 방에 옹동그리고 누워 있던 적도 있었다. 그건 아주 심각한 우울이다. 불을 안 켠다는 것은. 이런 사람은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엄마가 우리 집에 와 있는 동안은 거실이 어둡다. 어두우면 나는 불을 켠다. 처음에는 눈 부신다고 하여 엄마에게 맞추다가 내가 너무 불편해서 불을 켜버렸다. 그러면 엄마는 방으로 들어간다. 같은 공간에 두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 한 사람은 양보를 해야 한다. 대신 나는 삼시 세 끼를 준비하지 않는가.


큰아들은 담배를 안 피우고 작은 아들은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그 냄새가 정말 고약하다. 그러면 담배 피우는 사람이 환기에 최대한 신경을 써 줘야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담배로 태우는 둘째 아들은 그다지 냄새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형이 좋게 얘기해도 잘 고치지 않기 때문에 형이 양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각자의 독립된 공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서로서로 양보 없이는 단 하루도 같이 살 수가 없는 것이 공동체이다. 국은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진 나라이다. 무제한의 자유와 공동체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둘째가 담배를 필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대신 환기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거기에 따른 불편도 감수해야 할 것 같은데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만 강조하여 서로 충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내가 만약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집단시설에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더 위험해질 것 같다. 그런데 집단시설 출입을 막았다고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보 없는 조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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