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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Apr 14. 2023

갈매기

감독 마이클 메이어

배우 아네트 베닝, 시얼샤 로넌, 빌리 하울


 안톤체홉 작가의 작품 '갈매기'를 영화로 봤다. 극의 경우 구성이 이상하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모르 경우도 있다. 대사로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내용 전달이 안 될 때가 있다. 영화는 좀 더 여러 가지 장면 효과를 통해 극의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연극으로만 보던 갈매기를 영화로 봤다. 극의 내용이 좀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갈매기'는 사랑이 내 맘대로 안 되는  군상들의 이야기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 이리나의 연인이자 작가인 보리스, 보리스를 사랑하는 니나, 니나를 사랑하는 콘스탄틴, 콘스탄틴을 사랑하는 마샤, 여기까지가 한 라인이다. 또 폴리나는 남편이 있는데도 의사를 사랑한다. 결국 니나는 보리스를 찾아가서 아이까지 낳지만 아이는 고 보리스는 다시 이리나에게 돌아간다. 

  콘스탄틴은 니나가 보리스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되자 갈매기 사냥한 것을 니나 앞에 던진다. '나 자신도 이렇게 죽일 거라고.' 그리고 한 번의 자살 시도를 하지만 미수에 그친다. 어느 날 고향에 온 니나와 마주친 콘스탄틴은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여전히 보리스를 사랑한다는 니나의 말을 듣고 결국......


  누구나 한 번쯤 사랑이 마음대로 안 된 적이 있을 거다. 내가 짝사랑할 때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연락이 온 경우, 이미 다른 사람이 옆에 있다고 말해야 한 적도 있고 다른 이를 사랑해서 이전 관계를 끝내야 한 적도 있다. 이 지독한 사랑 이야기가 '갈매기' 아닐까. 얽히고설켜서 돌아가는  우리 인생 이야기. 항상 바라보는 쪽은 힘들지만 사랑받는 쪽은 여유가 있다. 선택을 할지 말지만 고민하면 된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갈지 말지. 자기한테 유리한 걸 선택할 수 있다. 매달리는 사람에 비해서는.


 하긴 대학교 1학년때 내 맘에 든 선배가 있었는데 그의 옆에 다른 여인이 있었다는 사실. 그걸로 인해 그냥 포기했다. 깨끗이. '사랑'때문에 죽는 경우를 예전에는 종종 뉴스로 봤다. 요즘은 떠나간 사랑을 못 잊어 스스로 죽는 게 아니라 타인을 죽이는 못된 시대가 되었다. 또는  떠나간 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덮는다는 말을 예능에서 공공연히 한다. 새로운 사랑으로 덮는 게 요즘 사랑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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