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변에 아는 사람들 중 유독 모기에 많이 물리는 사람이 본 적 있지 않은가?
내가 바로 주변에 있는 그런 사람들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다 같이 같은 환경에서 지내고 모기에 노출이 되어 있음에도 조금 지나고 보면 나만 사방으로 모기밥이 되어 뜯겨 있는 것이다. 나참-
어디선가 AB형이 모기에 제일 잘 물린다는 속설인지 진실인지 그 알 수 없는 혈액형 이야기로 모기밥이 되는 상황을 받아들이려 해 봤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하는 모기에게 이해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았다.
오죽하면 땀냄새가 많이 나서 그런 건가 하여 자기 직전 샤워를 싹 하고 땀이 나지 않게 살금살금 움직여 침대에 누워보기도 하고 또 로션 같은 걸 바르면 그 냄새에 모기가 온다기에 몸이 간지러워도 바디로션을 바르지 않기도 해 봤는데 소용이 없었고 모기에 노출된 상황이라면 나의 몸 이곳저곳은 언제나처럼 모기밥으로 이용되었다
기억하는 20년을 넘게 모기밥으로 살아가던 중 나에게도 덜 뜯기는 날이 왔는데 안타깝게도 그 상황을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순간으로 찾아왔다.
나의 대타의 모기밥이 바로 우리 아들이 되었기 때문에-
딸아이와 같은 곳에 있어도 가족 전체가 다 같이 있어도 그놈의 모기는 우리 아들에게로만 향한다. 아들이 동그랗고 벌겋게 부어오른 몸의 이곳저곳을 벅벅 긁으며 너무 간지럽다고 외치는 모습에 더욱 이놈의 모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이걸 쓰고 있는 지금 발바닥이 간지러워 무의식적으로 긁고 있었다가 느낌이 싸해서 발바닥 쪽으로 눈길을 주고 만져보고 아무것도 아니네 싶은 찰나에 동그랗게 나온 부분을 눌러보니 딱 모기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놈의 모기 하필 또 발바닥을 물어 놓다니…
나와 닮은 너, 너와 닮은 나
우린 모기에게도 사이좋게 같이 뜯기는구나
그놈의 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