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로 곱창을 먹었다.
그 곱창을 엄청나게 맛있게 먹고 싶은 마음에 오전 내내
굶었고 그리고 더 맛을 잘 느끼고 싶어서 조금은 덥고 먼 길이지만 걸어갔다. 허기를 더 느끼기 위해서
입이 마르니 걷는 내내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그것 또한 참아냈다. 소맥을 더욱 시원하게 마시기 위해!
참, 별나고도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임이 분명하다고 느꼈지만 그 이상한 틀을 깨고 싶지 않았다.
오랜만에 먹는 곱창은 거기다 기분 좋은 날에 먹는 그 맛은 먹는 내내 탄성을 자아냈고 평일 금주 후 마시는 소맥은 거기다 곱창과 함께 마시는 그 조화의 맛은 목 넘김이 아주 부드럽고 달콤했다. 쉬지 않고 먹다 보니 배가 잔뜩 불렀음에도 볶음밥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고 조금은 남겼지만 원 없이 후회 없이 먹고 나왔다
생일인데 그렇게 바로 집으로 가면 아쉬우니? 길을 한 바퀴 쭉 돌다가 남편에게 찾아온 화장실의 신호-
눈에 보이는 곳으로 얼른 들어가야 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 채 바로 눈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은 투다리라는 술집. 잘됐다 하며 2차전 시작.
간단히 먹고 나와 집으로 가려는 그 순간
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본인은 다른 곳에서 술자리를 하고 있는데 내가 있는 곳으로 넘어온다는 것이다
옳다거니 하고 노래방에서 만나자고 바로 약속을 잡았고
남편과 내가 먼저 가서 노래장에서 잡고 놀고 있었다.
택시 타고 온다더니 생각보다 아주 금방 모습을 비추던 고등학교 친구 어라? 근데 그 친구 옆에는 혼자가 아니었고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의 전전 전? 그쯤 되는 전 남자 친구와 함께였던 것이다.
그 전전 전? 암튼 전 남자친구는 나도 잘 알고 있고 우리 부부에게 나름 뜻깊은 인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왜냐하면 나와 남편이 사적으로 만났던 첫 만남 장소에 그 친구들도 함께 있었으니 말이다.
그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옛 추억이 옛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고 좀 뜬금없지만 노래방에서 가져보았던 누구라고 먼저 할거 없이 서로의 생각들을 꺼내보는 그런 추억 돋는 시간이었다.
신나게 노래방까지 다녀오고 나니 조금은 허전했던? 생일의 시간들이 꽉 채워졌다고 느껴졌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니까 곱창에서 노래방까지 아주 완벽한 조화였다
매일매일을 소중히 살아가야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있는 생일은 조금 더 소중히 특별히 생각하고 살아도 될듯하다
이렇게 소중하고 특별한 날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소중하고 행복이 넘치는 삶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 그런 여느 날보다 조금 더 특별한 생일을 보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