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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Mar 06. 2024

나도 간호사가 되고 싶었어

진정한 나의 꿈은

돌고 돌아 다시 내 진정한 꿈 앞에 서있는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아나운서란 직업이 뭐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나와 대충 어울리는 거 같고 미디어에 나오는 아나운서가 하나같이 다 예쁘고 잘 생겼기에 막연하게 되고 싶은 꿈의 1순위가 되었다. 하지만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되기까지 높은 벽이 있다는 현실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더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외숙모의 영향을 받아 고등학교를 간호과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턱 없는 성적으로 가지 못했다.


아마 그때가 처음으로 공부하지 않은 것을 제일 후회한 순간이지 아닐까-


자신만의 위안이었는지 고등학교를 간호과랑 대충 이름 비슷한 메디텍이라는 곳에 갔고 거기서 사회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면서 진로의 방향을 틀었다.


간호대를 가기엔 큰 무리가 있었으니 간호조무사 면허를 취득하기로 마음을 잡았고 그렇게 프랜차이즈 피자 매장에서 일해서 받은 아르바이트비로 간호 학원에 다니면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조무사 면허를 취득했고  틈 없이 실습하던 병원에바로 취업을 했다.


아쉬움은 있다. 나도 집에서 심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조금의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나는 분명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간호대를 갔을 것이다.


하지만 내 눈앞의 현실은 너무 혹독했다.

이걸 적고 있는 지금 나의 생각은  핑계 대지 말고 내가 공부를 엄청 잘했다면 아무 문제없었겠지 하는 아쉬움이 새삼 떠오르지만 그땐 몰랐고 지금은 안다.


인생은 아쉬움의 연속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은 친구들과 다르게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기에 그땐 내가 한 단계 더 빨리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학교 다니는 친구들을 딱히 시샘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치과에서 일하면서 조무사와 치위생사의 너무나도 보이는 단계의 차이랄까? 그 현실을 느낀 뒤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대학을 가고 싶어 졌고 역시 사람은 배움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리적 상황 속 갈등으로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직장에서의 위기의 순간도 함께 맞물려 왔다. 일보다 사람 관계 때문에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처음 느껴보는 원인 모를 숨 막힘의 증상이 찾아왔다.

뒤늦게 알았지만 공황장애였던 것 -


원래 내 인생은 힘들고 암울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그때만큼 처절히 죽고 싶고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게 벌이라고 느꼈으니 말이다.


죽지 못해 괴로웠다. 매일 출근길,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 나를 피해 가는 차들을 보며 나는 왜 죽지도 않나 사고도 나지 않는 걸까 모든 것을 원망하며 살아갔다.  


자칫 잘못하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우울함에 나락으로 빠질뻔했던 그 순간 나를 제일 잘 알고 제일 가까이에서 지켜보던 엄마는 뜬금없이 사이버대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때 나는 느꼈다. 내가 세상에 찌들어 살기에 중요한 걸 놓치고 살고 있다는 것을-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나락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진 나의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은 그거뿐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나는 지체 없이 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지원을 하면서 나를 살펴보며 다시 살아보고자 노력했다.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는 순간은 마음이 평안해지며 위로가 되었고 그렇게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얻으며 우울함 속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었다.

육아하며 공부하며 쉽진 않았지만 끝내 졸업장을 받았다.


여전히 간호사들을 생각하면 극복할 수 없는 부러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심지어 황남편의 전 여자친구가 간호사라는 말을 듣고 나서부턴 그 부러움은 질투심이 되어 피어올랐지만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 진정한 꿈을 말이다.

이젠 돌고 돌아 품고만 있던 꿈을 꺼내보기로 했다.

그게 현실 가능할까? 하며 주변 사람들에겐 말하기도 부끄러

말을 해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젠 용기를 내볼 것이다


그 용기의 첫 시작이 네이버 블로그였고 조금 더 가까이 꿈으로 다가가고자 브런치, 이곳에서 펼쳐내보고 있다.

그러니 작가 신청이 열댓 번이 떨어져도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책을 내고 싶고 글을 쓰며 돈을 벌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나만의 글을 쓰며 말이다-

이제 시작했고,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를 위해 나는 계속 도전하고 용기를 낼 것이다.

지금은 알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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