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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들의 미친 사랑

[1] 낙산냉면

by 은조
얼큰이

그렇다, 우리 부부는 냉면에 미쳤다.

그것도 단단히 제대로!

원래 이곳은 방송에서도 여러 번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거기다 냉면을 좋아하는 남편에게도 최고인 곳인데

처음 나는 남편을 따라 이곳을 방문했을 때

사실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훗날 그 느낌의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맵지 않은 보통 맛으로 먹어서 그랬던 것이었다


니맛도 내 맛도 아닌 느낌에 다시 가지 않겠다고 하자

나를 맞춰주기 위해 남편은 발걸음을 줄이며

내가 좋아하는

딱 전형적인 냉면의 기본인 곳에 둥지를 틀고 다녔다.


한날은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주말, 남편이 매장에 가서 포장해 온 것이다

집에 와 옆에서 너무나 맛있게 먹는 남편을 보곤

큰 기대 없이 한 젓가락 먹어보자 하며 돌돌 말아

입에 넣었는데 내가 전에 느꼈던 그 맛이 아닌 것이다.


어? 어라?

그때부터 나는 그 냉면의 찐 맛을 알아버렸고

오히려 남편보다 내가 더 가자며 조르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매주 수요일, 쉬는 날 빼곤

거의 삼일은 매일 가서 먹었다. 정말로

오히려 직원분이 또 왔어요?라고 할 정도로

우리는 미치도록 먹어댔고 지금도 먹어대고 있다.

이곳은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우리는 무조건 얼큰이!


이름답게 얼큰이는 상당히 맵다

한 입 들어가는 순간 머릿속에 땀이 맺히는 게

느껴질 정도로 매력적인 매콤한 맛인데

그럴 때 맹맹한듯한 이 온육수를 들이켜면

불났던 입이 싹 가라앉는다


그럼 다시 처음부터 시작

그렇게 반복하며 먹게 되는데

아주 환상의 조합!

보통이지만 양이 어마어마하고

(곱빼기는 어마무시)

오이와 함께 면을 싸서 먹으면

오독오독하며 입 안에서 면이 싹 풀어지고

거기다 저 매콤한 국물 같이 들어가 주면

으, 환상

양이 많아도 문제없이 완냉!


이렇게 싹 비우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온육수를 쭉 마시고 나면

입도, 속도 진정된다


갈 때마다 우리는

거의 비조리로 포장까지 해온다.

주말에 먹거나 다음날 또 먹기 위해서-


비조리 냉면이 든 봉지를 딱 들고 계산하고 나오면

배도 기분 좋게 부르고 내일까지 든든해진다


언제 먹어도 항상 기분 좋고

맛있다, 맛있다는 감정이 솟아나는

이곳의 냉면에 우리 부부는 흠뻑 빠졌다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에-


오늘도 최강 한파가 다가오는 전날

춥고 매서운 바람을 뚫고 다녀왔으니

말 다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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