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부딪힐 의지 활활

by 은조

원장님이 5년 차 직원 선생님을 불렀다.

진료실에 들어갔다 잠시 뒤, 나온 직원 선생님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 안녕하세요. 저희 결핵 검사 용기 갔다 주세요. 네? 지금 없다고요? 아.. 그럼 들어오면 가져다주세요.”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나는 속으로 안 되는 데를 외치며 애써 흔들리지 않은 얼굴로 차분히 물었다.

-결핵 검사요? 저요?

-네, 선생님 검사해야 된대요.


그 용기가 나를 위함이었음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전 직장에서도 병원 종사자라면 해야 했고 했던 거라 말이다.

검사할 거라는 이야기에 나는 그만 둘 타이밍이 머지않았음을.. 이젠 정말 말해야 하는 시기가 왔음을 생각해야 했다.


그 시기가 정말 다가왔음을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남편은 그냥 검사하면 되지 않냐고 했지만 그건 큰 민폐라는 것을 아는 이상 그냥 할 수 없다고 하며 이야기해 주었다

내가 돈 내는 것도 아닐뿐더러 검사 비용이 저렴한 것도 아니므로 그걸 하게 된다면 난 최소 1년은 이곳을 더 다녀야 하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그나마 다행인 건 당장 검체 용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위기를 넘기고 2차전 오후가 시작되었다.

소아과이니 만큼 오후엔 아이들이 하원하는 시간에 꼭 몰리는데 그때 영유아검진이 있으면 더욱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이날도 그랬고 시력검사까지 해야 하는 개월수라 정신 붙잡고 하고 있던 중 아이가 안경을 썼음에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림으로 해도 숫자로 해도.


안과에서 일했던 경험 상, 어딘가 불편함이 있을 수 있을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고 더 이상 하는 것은 무리라 판단하여 멈춘 채 검사미수용으로 넘겼다.


분명 진료실에서 원장님이 보면 뭐라고 한마디 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이를 보지도 않고 지레짐작해서 뭐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참지 않고 같이 따질 것이라고 다짐한 채 마음속으로 할 말들을 정리하며 부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꼭 끝엔 잊지 않고 이 말도 덧붙일 생각이었다

“ 그만두겠습니다”


일단 불림당하기 대면하기 전 남편에게도 정말 하늘에서도 그만두라고 하는 거 같다고 말하며 이런 상황들을 주절주절 다 이야기했다.


워낙 평소에 내가 하는 행동에 꼬투리 잡으려고 했던 행동들에 나는 더 이상 견딜 이유도 견디고 싶지도 않았으므로 부딪힐 의지가 활활 타올라 부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진료실에서 걸려오는 전화만을 기다리는데 검진이 끝난 보호자와 아이가 진료실에서 나왔고 결과지를 보니 엄마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검진받는 아이는 대학병원에서 안과진료를 계속 받고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원장님은 나를 부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잘 피어오르지 않는 나의 강한 부딪힐 의지는 비록 펼쳐보지 못하고 접혔지만 표현할 수 없는 강한 속 시원함이 내 마음을 한 번 싹 훑고 지나가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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